안성·용인 10가구 복구 한창
살림살이 하나없이 50일째 …
미비한 지원에 빚 내야 할 판
경기도 “예산 부족 지원 한계”
▲ 4일 오전 안성시 죽산면 동안성시민복지센터 인근에 설치된 임시 주거용 조립주택 모습이다. 임시 주거용에서 거주하는 이재민들은 미비한 지원한 탓에 열악하게 살고 있다.

 

 

“추석이고 뭐고 지금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빚을 져야 할 판인걸요.”

24일 오전 안성시 죽산면 동안성시민복지센터 인근에 서 있던 한 시민은 추석을 앞둔 심경에 관해 묻자 이처럼 답했다. 그는 수십 대가 주차된 차량 뒤편 조립주택에 살았다. 한참을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고개를 저으며 집에 들어갔다.

8월 집중 호우로 안성시가 마련한 임시 주거지에서 생활하는 이재민들의 현실이다. 50여일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폭우에 큰 피해를 입었다. 대부분 집에 있지도 못한다. 기존에 살던 집의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임시 주거용 조립주택은 말 그대로 임시일 뿐이다. 세탁기 등 생활에 필수적인 가전제품 대부분이 없다. 위문품도 지난달 끝으로 끊겼다.

집과 함께 직장도 잃은 사람들은 서러움이 두 배다. 거주하던 집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김모(53·여)씨는 당시 수해로 모든 것을 잃었다.

김씨는 “수해를 본 그때부터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면서 “언제 집이 복구될지도 모른 채 그냥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지원도 적다 보니 정말 생활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당시 호우로 총 1177세대(2058명)의 이재민 발생했다. 이재민 대부분은 집 복구가 끝나 돌아갔지만, 아직도 안성에서 9세대(18명), 용인에서 1세대(2명) 등 총 10세대(20명)가 임시 주거지에서 살고 있다.

이들은 극히 적은 지원 탓에 자부담으로 집을 복구하기도 했다. 이천시에서 집이 전파된 이재민 1명은 1600만원, 반파된 이재민 1명은 800만원을 받았다. 현재 이재민들에게 명확한 지원은 전기료 일부 감면 밖에 없다.

김씨는 “임시로 주거하는 거지만 사람이 생활하는 데 정말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지원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이제는 정말 빚을 져서라도 살아야 할 지경이다”고 호소했다.

도는 부족한 예산으로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해 지원에 한계가 있다”며 “다만 주거 등 최대한 지원하며 노력하고 있다. 남은 이재민들의 불편한 사항들을 계속 확인하며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