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지도 업무 중 실종 A씨 총격
북한군 소행 민간인 사망 10년만
관계당국, 안보위협 대비책 분주

인천 소연평도 부근에서 어업지도선을 타고 있다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으로부터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북한이 시신을 화장한 것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가운데 인천의 서해5도에 안보 위협 등이 발생할지 관계 당국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24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실종된 어업지도공무원 A씨는 지난 21일 소연평도 인근 해상 어업지도선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 중이었다”면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측이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1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씨가 소연평도 남방 2㎞ 지점에서 실종했다는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됐다. A씨와 함께 어업지도선에 탔던 선원들은 같은 날 오전 11시30분쯤 A씨가 보이지 않자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했고, 결국 찾지 못해 해경에 실종신고를 한 것이다.

안 본부장은 또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2년 임용된 A씨는 목포에 있는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로 알려졌다. 2000년 이후 북한군에 의해 우리 민간인이 사망한 사건은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건과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10년 만이다.

인천시와 옹진군도 A씨 수색에 나서며 사태 추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시와 군은 어업지도선 등을 동원해 해군과 해양경찰과 합동으로 실종 신고 후부터 A씨 수색에 동참했다. 시는 A씨가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근무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해수부 산하 어업지도선은 전남 목포에서 출항해 연평도 등 서해안 EEZ(배타적경제수역)에서 약 보름간 중국 불법 조업선 등을 감시했다”며 “기상이변 등으로 백령도 등 서해5도에 피항하는 경우가 있지만 직접적인 인천과 어업 단속 행위가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시 당국은 연평해전을 시작으로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 등 한반도 화약고와 다름없는 서해5도의 안보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전날 통일부는 “관계 당국이 확인과 분석이 진행 중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해양수산부 측은 “결혼을 해서 자녀 2명을 두고 있으며 평소 근태 등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