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에서 피격된 사건을 수사 중인 해양경찰이 유서 등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뚜렷한 자진 월북 징후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인천해양경찰서는 24일 오후 5시 관련 브리핑을 열고 해양수산부 소속 499톤급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무궁10호는 해수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A(47)씨가 지난 21일 실종되기 전까지 탑승했던 선박이다.

이번 브리핑에서 신동삼 인천해경서장은 “21일 낮 12시51분쯤 서해어업관리단으로부터 해수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며 “신고 이후 경비함정 이동 지시 및 관계기관 상황 전파 등 실종자 수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해경과 수사당국은 실종자 행적 확인을 위해 지도선 내 폐쇄회로(CC)TV 2대를 확인했으나 고장으로 인해 동선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신 서장은 “선내에서 실종자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개인 수첩이나 지갑, 기타 소지품 등은 확인했으나 유서 등 특이점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휴대전화 수발신 통화내역과 금융보험 계좌 등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자진 월북했을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신 서장은 “A씨가 평소 빚 문제로 고통을 호소해왔다”며 “해경은 실종 당시 실종자 신발이 선상에 남겨진 점, 당시 조류 상황을 잘 알고 있다는 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이 밖의 국방부 관련 첩보를 종합해볼 때 자진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계자 등을 상대로 상세히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A씨가 21일 밤 북한군에게 총격을 받아 숨진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