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1일 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이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에 대해 사실관계를 우선 확인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깜깜이 대응'을 주장하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24일 오후 국회에서 국방부로부터 관련 사안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국방위와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군과 정보당국으로부터 개별 보고를 받으며 이 사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일단 사실 관계에 주력하겠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이다.

당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하고 정부 입장을 정리한 뒤에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며 언급을 아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건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부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월북 여부와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이 피격당한 사건"이라며 "개성공단 폭파를 훨씬 넘어서는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한 이후 우리 국민의 피격 상황이 알려지면서 야당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24일 이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깜깜이 대응'을 주장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또한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총공세에 나섰다.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21일 실종된 공무원이 피살됐다는 사실이 23일 대통령의 유엔연설 이후에 알려졌다는 점에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며 "정부가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 제안 이벤트에 국민의 생명을 뒷전으로 밀어 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우리 국민이 피살당한 중대한 사건인데도 정부가 이렇게 깜깜이로 모를 수 있는지 답답한 노릇"이라며 "그동안 핫라인 등 소통 채널은 허구였나"라고 비난했다.

박진 비대위원은 "북한이 근본적으로 대남정책을 바꾸고 북핵 폐기를 하지 않는 한 종전선언은 허황된 구호란 게 다시 한번 여실히 확인됐다"고 했고, 성일종 비대위원도 "종전선언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가) 국민을 속인 건 아니냐"고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하자고 했는데 북한은 우리 국민을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점이 한둘이 아니다. 긴급히 국회 국방위, 정보위를 소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