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덜 쓰는 것 만큼 잘 버리는 것 중요

 

“플라스틱이요? 그냥 분리배출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23일 오전 수원역 인근 상가 밀집장소에서 일회용 컵을 들고 있던 한 시민에게 버리는 방법에 관해 묻자 이 같은 답이 되돌아왔다. 이 일대에는 음료가 담겨 있거나, 종이홀더가 끼워진 채 버려진 일회용 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주택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세류동 한 공동주택의 플라스틱·캔·병 분리배출 장소에는 플라스틱 물병이 구겨지지 않은 채 나뒹굴었고, 먹다 버린 음식이 그대로 담긴 용기도 있었다. 일반쓰레기봉투에 음식물을 버린 경우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재활용품 등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쓰레기 문제는 정부·지자체의 대책보다도 한명 한명이 줄이고, 잘 버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방법이다.

현실은 어떨까. 수원시는 최근 재활용품 처리시설인 자원순환센터에 화재가 발생하자, 권선구 탑동에 임시처리장을 마련한 상태다. 그런데 단 이틀 만에 부지의 절반가량이 플라스틱으로 쌓였다. 이곳에 들어오는 쓰레기 중 일부는 사람이 다시 손을 봐야 하는 상태이기도 했다. 이물질이 묻은 음식 용기는 세척이 필요하고, 포장비닐이 떨어지지 않은 용기는 떼어내 분류해야 한다. 음료가 차있는 물통은 비워야 한다.

이곳은 또 임시시설인 만큼, 압축기기가 없어 보관이 종전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시설을 둘러보던 한 관계자는 “페트병을 구겨서 배출만 해줘도 쓰레기 적치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원시청 인근 카페에서는 개인용 컵(텀블러)을 들고 음료를 주문한 시민이 10명 중 1명이었다. 대부분 아무렇지 않게 일회용 컵을 받아갔다.

수원에서 혼자 자취하고 있는 김모(27·여)씨는 “비대면이 생활화되니까 주문이 많아지고, 쓰레기도 늘어난 것을 느낀다”며 “나 혼자라도 플라스틱을 덜 쓰려고 배달을 줄이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소비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소비자만이 아니라 판매자도 해당하는 부분”이라면서 “묶음 판매 등처럼 소비문화가 안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