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영화제 폐막

 

▲ 흑산, 김훈 지음, 도다 이쿠코 옮김

 

1983년 한 일본인 여성이 옆 나라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사와 전통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 학생은 1991년 사진작가이던 한국 남성을 만나 결혼하고 인천에 정착했다.

인천 중구 개항장거리 일본 적산가옥에 살림집을 차린 그는 관동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의 일본식 가옥에 실제 일본인이 살게 된 것이다.

일본어와 한국어로 저서를 출판하고 일본 주간지에 10년째 칼럼을 쓰는 등 양국을 오가며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는 그는 이번에 김훈 <흑산>을 번역해 일본에서 출간했다.

◁왜 <흑산>인가

-'글로브'라는 일본 주간신문에 한국의 베스트셀러를 소개하는 코너를 맡아 글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베스트셀러는 죄다 읽는다. 8년 전 <흑산>이 나왔을 때 역시 봤는데 그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마치 내 눈앞에 있는 듯 생생했고 조선후기 혼란을 극복하고자 했던 지식인들의 분투가 절절히 와 닿았다.

내가 읽은 수많은 책 중 최고라고 자부하며 언젠가는 일본에도 이 책을 알리리라 다짐했었다.

좋은 작품인 만큼 번역에도 공을 많이 들였기 때문에 번역본을 완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여기에만 집중하려고 중국에 혼자 건너가 칩거 생활을 하기도 했다.

김훈 선생님 역시 일본 출판 소식에 매우 기뻐 하셨다.

 

◁일본에서의 반응은

-원래 김훈 작가와 함께 하는 북콘서트를 한국과 일본에서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에서 책이 나오기는 했으나 잘 알려지지는 않은 듯 하다.

특히 김훈 작가가 아직은 일본에서 그다지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생소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다만 한국문학과 역사물을 좋아하는 일본 독자들과 함께 온라인 독서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가능한 방식으로 김훈 <흑산>을 널리 알리고 싶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