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순진한 낙관론은 국민 고통만 부를 뿐
▲ 징비록, 조진태 지음, 주류성,344쪽, 1만8000원

 

1592년 임진년에 터진 왜란은 무려 7년 동안 백성의 삶을 뿌리까지 파괴했다.

영의정의 자리에서 왜적에 맞서 전란을 진두지휘한 유성룡은 지도자의 나태와 무능이 백성에게 미치는 고통을 목격하고 후세에 경계를 당부하는 징비록을 남겼다.

언론인 출신 소설가 조진태는 유성룡의 징비록을 토대로 조선왕조실록과 일부 사료를 참고해 임진란의 전황과 유성룡의 삶을 재구성한 '징비록-종군 기자의 시각으로 회고한 유성룡의 7년 전쟁'(주류성)을 펴냈다. 전작 '난중일기-종군기자의 시각으로 쓴 이순신의 7년 전쟁'에서 충무공을 다뤘던 저자는 이번에도 임진왜란의 주요 장면을 종군 기자 시각에서 르포 형태로 써내려갔다.

서애 유성룡과 충무공이 반대파에 의해 탄핵당하는 과정, 불리하고 억울한 상황에서도 과감한 개혁 정책으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현실주의자의 면모 등이 흥미롭게 소개된다. 서애는 지도자들의 무능과 부패, 순진한 낙관론이 국민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주는지 징비록을 통해 후세에 분명히 전달한다.

저자는 조진태는 “유성룡은 당파를 초월해 현실성에 기초한 합리성을 추구했고, 각종 전시 개혁 정책을 쏟아냈다. 전란 이전부터 방비를 외쳤고, 통제사 이순신을 지원했으며, 통제사가 전사한 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후세를 경계하는 글, '징비록'을 남겼다“며 “코로나19라는 초유의 병란을 겪고 있는 지금 그로부터 국난을 이기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 밝혔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