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상온 노출로 사업 연기
병원 찾은 시민 발길 되돌려
등교 앞둔 학부모 불만 가중
식약처 안전성 검사 후 재개
/사진출처=연합뉴스

 

22일부터 예정된 정부 독감 무료 예방 접종 사업이 첫날 전면 중단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 등이 혼란에 빠졌다. 예방 접종이 중단 사실을 몰랐던 일부 학부모들은 이른 아침부터 병원을 찾았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물량 일부가 상온에 노출돼 이날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국가 무료 접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오후 만 13세 이상 18세 이하 무료 접종분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품질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12세, 만 13~18세, 임신부 등이다.

갑작스러운 독감 무료 예방 접종 연기로 인천 곳곳에서 병원을 찾은 시민들은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다. 독감 중단 소식을 접하지 못한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어린 자녀의 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 입구에 붙은 '독감 무료 접종 일시 중단' 안내문을 보고 혼란과 불안에 빠졌다. 인천지역 보건소들도 독감무료 접종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최근 수도권 유치원과 학교에서도 등교 수업이 재개되면서 학부모들은 감염 걱정에 유·소아, 청소년 등의 예방 접종을 가능한 빠른 시기에 끝내려 했었다.

독감 접종 중단으로 시민뿐만 아니라 참여 의료기관의 혼란도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독감 유료접종과 62세 이상 고령자 백신 접종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소아과 등에서는 유료접종도 중단한다고 밝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불안감으로 독감 백신을 서둘러 접종하려 했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강모(45·여)씨는 “코로나19랑 독감 증상이 비슷하다고 해서 예년과 달리 서둘러서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려고 했는데 난감하다”며 “날씨도 점차 추워지고 있어 걱정이다. 빨리 정상 접종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백신 안전성 검증에는 약 2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질병청은 식약처의 안전성 여부 검사 후 접종을 재개할 예정이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