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당국이 긴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119신고접수-출동지령시간·현장출동-현장도착시간 단축을 통해 '골든타임'을 확보해야 한다. 인명·재산피해를 줄이기 위한 당연한 조치다. 119는 '시민의 비상벨'이다. 그만큼 빠르게 현장으로 달려가야 함은 물론이다. 시민들은 소방 당국을 믿고 생업을 꾸려가길 바란다.

집 안 화재로 중화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의 다급한 구조 요청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일로 논란을 빚는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바람에 결국 사건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소방 당국은 화재신고를 받고 시간을 허비한 채 우물쭈물했다. 정작 화재 현장에서 가까운 119안전센터는 출동 지령을 받지 못해 대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신고를 한 형제가 알려준 '빌라 명칭'만으론 불이 난 곳을 잘 몰라 해당 센터에서 곧바로 출동하지 못했다는 게 소방 당국의 입장이다.

당시 상황을 돌이켜 보면 이렇다.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55초 미추홀구 용현동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인천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접수됐다. 신고를 한 아이는 소방대원이 위치를 물어보자 “여기 S빌라요. 빨리 와주세요.”고 답했다. 119종합상황실은 S빌라가 용현동 여러 곳에 존재하는 탓에 신고자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로 1차 출동대를 보냈다. 하지만 기지국은 화재 현장과 동떨어진 곳에 있었고, 1~3차 출동대 모두 다른 쪽으로 출동한 꼴이었다. S빌라와 직선거리로 170m에 불과한 용현119안전센터는 1~3차 출동대에서 빠졌다. 이 상황에서 오전 11시18분18초에 접수된 주민 신고로 정확한 주소를 확인한 용현119안전센터가 오전 11시21분 현장에 도착해 형제를 구조할 수 있었다.

결국 긴급출동지령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생긴 참변이었다. 결손가정 등 화재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행정은 물론 소방 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우선 정확한 주소를 모르는 아동 신고에 대비해 긴급출동지령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한 지역에서 같은 명칭을 사용하는 공동주택에 대해 재난대응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소방에선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하다. 그래야 시민들의 인명·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