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등 소형 전셋값 상승...하남 감일스윗시티 전세=매매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오피스텔 전세, 매매보다 1000만원 많아
/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 경기의 소형 아파트에서 전셋값이 매맷값을 추월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깡통전세' 비상등이 켜졌다. 인천에서는 깡통전세 오피스텔이 나왔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과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 도래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영향”이라며 “여기에 최근 수도권 공급대책 발표로 청약 대기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아지거나 추월하는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감이동 아파트 '감일스윗시티14단지' 전용 51.76㎡는 지난달 10일 보증금 4억원(24층)에 전세 세입자를 들였는데, 이는 지난 7월31일과 8월6일에 계약된 매맷값과 같은 금액이다. 경기에서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66만㎡ 이상)를 공급할 때 해당 시·군 1년(투기과열지구는 2년) 이상 거주자에게 30%를 우선 배분한다.

서울시 강동구 길동 강동렘브란트, 금천구 가산동 비즈트위트바이올렛 5차, 구로구 구로동 비즈트위트그린, 관악구 신림동 보라매해담채 등 소형 면적에서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1500만∼1800만원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전셋값이 매맷값을 역전해 나중에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깡통전세가 서울 아파트 곳곳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D오피스텔 전용 52.1483㎡는 지난달 3일 1억5500만원(14층)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그러나 이달 3일 같은 면적이 1억6500만원(5층)에 전세 거래되면서 전셋값이 매맷값을 넘어섰다. 이 오피스텔의 19층 92.69㎡/65.08㎡(전용률70%)은 20일 현재 1억8100만원에 입주할 전세입자를 찾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인천의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4.55% 상승했다. 동구(0.99% 하락)를 제외한 △중구(4.16%) △미추홀구(3.96%) △연수구(4.49%) △남동구(3.63%) △부평구(5.78%) △계양구(4.94%) △서구(5.33%) 등 모든 지역의 전셋값이 올랐다.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수도권 3기 신도시가 있는 지역의 경우 청약을 노리며 전세로 눌러앉겠다는 수요 증가로 전셋값이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국지적으로 전셋값이 매맷값에 육박하거나 추월하는 단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해 국가가 대신 갚아준 보증 액수는 지난달 말 기준 3015억원(1516가구)으로, 지난 한 해 총액인 2836억원(1364가구)을 이미 넘어섰다.

/김신호기자 kimsh5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