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교수 “낡은 통계 사용…한심”
도상인·소상공인연합회 거센 반발
“코로나19 극복 위해서도 꼭 필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한 것을 두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경기연구원이 반박한데 이어 학계와 상공인들까지 가세해 조세연을 향한 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지역화폐로 인해 경제 침체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조세재정연구원의 보고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양준호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7일 개인 SNS를 통해 “국책 연구기관이라는 조세재정연구원이 지역화폐에 대해 아무런 효과도 없는 '불필요한 정책'이라는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냈다. 이에 보고서를 급히 검토해보니 참으로 가관”이라며 “2010년부터 2018년까지의 '낡은 통계'를 가지고 지역화폐의 효과를 운운하다니 참으로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9년 이후 경기도와 인천, 포항시와 군산시 등 많은 지역에서 역내 소득유출률이 감소하고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액이 증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역화폐에 있다”며 “아울러 부가가치세 증대와 지역화폐 발행으로 인한 지역 고용증대 효과 등 다양한 장점이 있는데 왜 이는 언급하지 않았는지 이유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15일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이란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는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는 다양한 손실 및 비용을 초래하기에 경제적 효과를 상쇄하는 역효과를 낸다'와 '지역화폐 발행 및 운영에 따른 경제적 순손실이 올해 총 2260억에 달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기도상인연합회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역시 거세게 반발했다. 조세재정연구원이 지역화폐로 인한 경제 활성화 효과는 모두 무시한 채 부정적인 내용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이충환 경기도상인연합회장과 이상백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지역화폐는 국민과 상인 모두가 환영하는 제도다. 최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국민 46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지역화폐로 지급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의견이 89%에 달했기 때문”이라며 “다시는 이 같은 보고서가 나오지 않도록 국민 대토론회는 물론 조세재정연구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한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지역화폐 정책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

 


 

양준호 인천대 교수 “효과 논의 위해선 최신 통계 사용해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내놓은 지역화폐 효과성 관련 보고서의 가장 큰 문제는 '낡은 통계'를 사용했다는 데 있다. 지역화폐 효과를 논의하기 위해선 반드시 최신 통계를 사용해야 한다.”

양준호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7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앞서 보고서를 공개한 조세재정연구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방정부가 본격적으로 지역화폐를 도입하기 시작한 시점은 사실상 지난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역시 지난해부터 지역화폐 프로젝트를 펼치면서 재정적 지원 등에 나선 바 있다”며 “그렇다면 지역화폐와 관련된 성과는 적어도 2015년 이후 통계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조세재정연구원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라는 낡은 통계를 사용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때는 지역화폐 관련 국가적 지원도 없었을 뿐더러 지역화폐 역시 활성화하지 않아 효과를 알아보기엔 부적합하다. 최신 자료를 구하지 못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놓은 것인지 궁금하다”며 “지역화폐 만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두드러진 효과를 보인 정책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에 조세재정연구원에서 지역화폐 관련 토론 등을 제안한다면 기꺼이 참여해 이를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