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현장의 맛은 어디서든 통한다

 

 

▲ 김재업 인천사진작가협회장이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제주 흑돼지 전문점인 '제주돈가'를 찾았다.
▲ 김재업 인천사진작가협회장이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제주 흑돼지 전문점인 '제주돈가'를 찾았다.

순간 포착의 예술 사진의 의미는 무한

“사진은 짧은 순간의 장면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예술이죠. 자연의 풍경과 인간의 삶을 주제로 하는 리얼리즘 사진도 있고, 유명한 퓰리처상 수상작품에서 볼 수 있는 전쟁 상황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은 수많은 글로 표현되지 않는 감동을 보여주고 있는 점은 예술성과 기록을 남기는 역사성 등 사진이 갖고 있는 의미는 무한하다고 할 수 있어요.”

인천사진작가협회 김재업 회장이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제주 흑돼지 생고기 전문점인 '제주돈가'를 찾았다.

1962년에 설립된 인천사진작가협회는 한국예총 회원단체인 한국사진작가협회의 인천시지회로 현재 200여명의 정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예술단체다.

“많은 사람이 사진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사진작가협회 정회원이 되는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아요. 우선 전국사진공모전과 사진촬영대회에서 입상을 해야 하고, 세미나와 강좌 등의 교육을 3회 이상 수료 등의 과정을 통해 입회 자격을 얻으면 심의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하지요.”

인천사진작가협회는 1957년도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실시한 촬영대회인 전국임해사진촬영대회를 비롯한 인천시사진대전, 전국제물포사진대전, 인천학생사진공모전, 중국 톈진(天津)과 함께하는 국제사진교류전 등 많은 행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 64회째를 맞는 전국임해사진촬영대회는 작약도에서 처음 열렸어요. 해마다 전국에서 700여명이 참가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개최를 두 차례 연기한 끝에 비대면 개인촬영대회로 변경했어요. 촬영장소는 인천의 임해지역인 연안부두, 월미도, 송도신도시, 소래포구와 생태공원, 정서진, 영종도 등 6곳으로 정하고 9월 말까지 촬영한 작품을 10월12일까지 접수하여 수상작을 정한 뒤 11월에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에요.”

김 회장은 강원도에서 태어났지만 인천에서 50년 가까이 살고 있다. 사진은 20대 때 월남전 참전용사인 형이 귀국하면서 가져온 캐논카메라를 보고 호기심에 찍어보면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앵글 속에 세상과 사람을 담고 있다.

“요즘은 핸드폰 등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돼서 사진이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 와있고 누구나 사진을 찍고 있지만, 아날로그 시절에는 카메라도 매우 비쌌고 필름 값이나 현상하고 인화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지요. 특히 멋진 풍경을 담으러 나가는 출사에는 자동차가 필수였기에 소위 '돈 많이 드는 예술'이었죠. 매달 받는 월급과 보너스 등을 적절히 쪼개 충당했는데 넉넉지 않을 시절이라 고생 많이 했지요.”

지난 6월에 옛 선인체육관이 사라지는 순간과 그 자리에 들어선 새로운 건물의 모습을 담은 '선인체육관 역사속으로…'란 전시회를 개최한 김 회장은 2015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6대광역시사진전, 한중국제사진교류전 등 700여명이 참가한 '포토페스티벌'을 의미 있는 전시회로 꼽고 있다.

“농촌 풍경을 앵글에 담는 걸 좋아하는데 특히 새벽에 적막함 속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마음이 평안해져요. 사진이 반드시 현장에 가야 작품을 남길 수 있듯이 이곳 '제주돈가'는 제주도 현장의 맛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네요.”

 


 

그 집 이야기

제주 현지서 공수한 흑돼지, 육즙까지 제대로 맛보기에 딱

▲ 제주 흑돼지 생고기 전문점 ‘제주돈가’의 신상훈 대표가 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 제주 흑돼지 생고기 전문점 ‘제주돈가’의 신상훈 대표가 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제주 흑돼지는 일반 돼지고기와 달리 특유의 기후와 풍토에서 자라 체구는 작지만 육질이 훨씬 고소하고 육즙도 풍부해서 맛과 향이 달라요.”

인천 연수구 옥련1동주민센터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제주 흑돼지 생고기로 소문난 '제주돈가' 신상훈 대표는 제주도 흑돼지농장에서 키운 돼지를 항공직송으로 받아 사용하다 보니 다른 집보다 재료가격이 비싸지만, 이익을 최대한 낮춰 맛있는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가정식 백반집부터 시작해서 횟집까지 연수구에서만 30년 넘게 음식점을 해오고 있는데 아는 사람한테 흑돼지를 소개받고 가족과 함께 현지에 가서 먹어보니 정말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업종을 바꾸기로 하고 수차례 제주에 가서 양돈농장 여러 곳을 다녀보고 축사 환경이나 위생상태 등을 확인한 뒤 2015년 4월에 이곳에 '제주돈가'를 열고 운영하고 있어요.”

'제주돈가'에서는 생고기의 맛을 살리기 위해 고기를 구울 때 전골냄비 뚜껑을 덮어놓거나 멸치의 제주 사투리인 멜젓이나 갈치속젓으로 제주 현지의 맛을 전하고 있다.

“제주 흑돼지는 자체가 싱싱한 고기 맛 때문에 특별한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아요. 또 도축한 뒤 3~4일째가 가장 맛있는데 김포공항에 가서 직접 가져온 뒤 포장상태로 냉장고에 보관하죠. 구울 때 뚜껑을 덮는 건 센 불에 빨리 익혀야 육즙을 가둘 수 있고 기름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제주산 큰멸치를 통째로 삭혀서 즙을 낸 멜젓과 갈치 내장을 포함해서 전체를 갈아서 담은 갈치속젓은 흑돼지의 풍미를 더해주죠.”

전남 진도의 처가에서 직접 농사지은 배추, 고추, 대파, 호박, 감자, 갓 등 야채도 공수해서 쓰는 '제주돈가' 신 대표는 충남 태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인천으로 이사와 송월초, 광성중과 지금은 정석항공고로 교명이 바뀐 당시 한독실고를 나온 뒤 지금까지 살고 있어 인천을 고향으로 여긴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줄어 매상에 타격을 받았지만 그나마 코로나 전의 70~80%를 유지하던 손님이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를 시작하면서 20~30%로 뚝 떨어졌어요. 오후 9시에는 영업을 마쳐야 하니까 저녁에는 손님이 거의 없어요. 정부에서 소상공인에게 2차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종합소득세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시행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요즘 같은 시기에 송도국제도시나 남동공단, 중고차수출단지에 있는 업체의 외국인 기술고문이나 외국바이어들이 우리집 고기를 맛보고 진짜 맛있다며 다시 오는 분들이 있어 고마울 따름이죠.”

4인석 테이블 12개, 6인석 원형 테이블 1개가 있고 모임이나 동호회 단체 회식 때는 80명까지 앉을 수 있다. 5대를 댈 수 있는 자체주차장이 있다. 032-817-9934

 


 

그 집의 추천 메뉴

쫀득한 볼살·부드러운 항정살을 멜젓·갈치속젓에 콕

▲ 제주돈가 음식은 숙주와 파무침을 함께 볶는다.
▲ 제주돈가 음식은 숙주와 파무침을 함께 볶는다.

 

※ 흑돼지 한판·반판

'제주돈가'에서는 흑돼지의 오겹살, 목살, 볼살, 덜미살로 한판을 구성하는데 한판은 600g, 반판은 300g이다. 항정살은 오겹살, 목살과 함께 단품으로 제공한다. 제주흑돼지는 재래종이 2015년 천연기념물 550호로 지정된 토종돼지 종자로 내륙과 떨어진 독립된 환경에서 오랫동안 기후와 풍토에 적응하며 생존해서 체질과 질병 저항성이 강하다. 농장에서 사육하는 품종은 보급종이다. 돼지고기는 노화의 주범이라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성분을 보유하고 있어 노화 방지는 물론, 빈혈과 성인병 예방에 좋고 다른 고기보다 단백질이 풍부해서 어린이의 성장 발육에 도움을 준다. 특히 불포화지방산이나 셀레늄, 아연 등이 함유되어 있어 공해물질을 중화하고 중금속을 흡착해서 배설하는 효과도 있다. 이 집에서는 고기를 직접 구워주는데 판 위에 새송이버섯과 함께 가지도 굽고 숙주나물과 파무침도 고기에서 나온 기름에 볶아준다. 멜젓은 고기와 같이 불판 위에 올려 졸이는데 고기 맛을 깊어지게 한다. 갈치속젓은 쌈장과 같이 양념접시에 담아 나온다. 이 집의 고기 맛을 더해주는 '울금소금'이 눈에 뜨인다. 울금은 신상훈 대표의 진도 처가에서 직접 재배해서 가루로 보내주는데 천일염과 섞어 소금의 짠맛을 줄이고 소화를 돕는 몸에 좋은 뿌리 식물이다.

 

 

※ 흑돼지오겹살

오겹살은 흔히 접하는 삼겹살과 달리, 제주도에서는 전통적으로 흑돼지 뱃살 부위에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고기를 유통했다. 흑돼지는 일반 돼지고기보다 고기의 질이 우수하고 쫀득한 식감을 가지고 있으며, 구이로 즐겨 먹는다. 직송된 흑돼지오겹살에는 검은 털이 박힌 채로 포장됐는데 손님상에 올릴 때는 제거한다. 껍데기가 한겹 더 있어 담백하면서 쫄깃쫄깃한 맛이 다르다.

 

※ 볼살

볼살은 말 그대로 돼지 얼굴의 양옆에 있는 부위로 돼지가 사료나 먹이를 씹으면서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뻑뻑하지 않고 식감이 쫀득하고 풍미도 진하다. 이 집에서는 기름은 제거하고 살만 내놓는데 익히면 연해지고 젤라틴이 풍부해 어린이들이나 여성들이 선호한다.

 

※ 목살·항정살·덜미살

목살, 항정살, 덜미살은 돼지의 목 주변 부위. 목살은 비계부위가 워낙 두툼해서 이 집에서는 대부분 제거한 뒤 살 위주로 내놓는데 육질에서 맛이 나온다. 기름진 맛보다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항정살은 한 마리에서 적은 양만 얻을 수 있는 부위로 갈매기살, 가브리살과 함께 돼지고기 최고의 특수 부위로 취급된다. 지방이 살코기 사이에 촘촘히 박혀있어 특유의 부드럽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덜미살은 돼지 목 뒤쪽 부위로 비계와 살이 적당히 섞여 있어 쫄깃쫄깃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글·사진 여승철·장지혜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