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선 이북9도민정착위원회 사무총장

북한은 슬로건의 나라이다. 어딜 가나 김일성 집안에 대한 충성과 결사옹호 슬로건이 붙어 있다. 가정집도 예외가 아니다. 김일성-김정일 초상화와 동상은 1호 보호대상이다. 화재나 재난이 발생하면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보호해야 한다.

2호 보호대상은 각종 슬로건이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위대한 김일성 수령님과 김정일 장군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 중앙을 목숨으로 사수하자" 등 조선노동당은 시기마다 이런 구호를 만들어 전국 각지에 설치한다.

모양과 컬러도 꼭 같다. 김일성 집안에 대한 우상과 충성에 관한 슬로건 다음에 설치되는 것이 계급교양과 제도 찬양에 관한 것이다. "조선 인민의 철천지 원수 미제 침략자들을 소멸하자", "착취 받고 압박받던 지난날을 잊지 말자", "우리는 행복해요", "세상에 부럼 없어라" 등이 내걸려 있다.

그런데 최근에 반미 슬로건이 사라지고 있다. 그 것도 북한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에 대해 지난번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2919년 싱가포르와 베트남,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서 반미구호가 상당히 적어지기는 했었으나 지금처럼 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초·중·고 학생 교재들과 문학·예술분야에서도 반미교양과 선전선동 내용들이 제외되고 있다.

북한 노동당의 인민통치의 골간은 수령에 대한 우상과 충성, 반미이념 이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우선시되는 것이 반미이념이다. 미제와 싸워 이겨야 하기 때문에 수령에게 똘똘 뭉쳐 충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대 수령으로 통치지반을 완성한 김정은 위원장이 반미를 포기하고 친미로 대담한 방향전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해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