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리건 재난지역 선포…피해면적 남한의 5분의 1
연기 일부 동부해안 뉴욕·워싱턴DC까지 흘러가…지상부근 대기질엔 영향없어

 

▲ 14일(현지시각) '비치크리크 화재'가 휩쓸고 지나간 미 오리건주 게이츠 산불 피해 현장의 모습.

 

캘리포니아주 등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확산되며 사망자도 36명으로 증가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각) "아이다호주에서도 대피가 시작되고 (중부의) 미시간주 하늘이 희뿌연 연기 구름으로 뒤덮이고 (동부의) 뉴욕시까지 연무가 퍼지면서 서부 해안에서 맹위를 떨치는 산불이 미 전역에서 거의 피할 수 없는 위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 등 서부 해안 3개 주에서 지금까지 500만에이커(약 2만234㎢) 이상의 면적이 불탔지만 아직도 사태의 끝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이는 남한 면적(약 10만210㎢)의 5분의 1(20.2%)을 넘어서는 규모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나 36명이 됐다. 지난달 낙뢰로 시작한 캘리포니아 산불 희생자를 제외하면 27명이다.

오리건주 경찰은 이동형 영안실을 설치했다. 화재로 소실된 건물들에 대한 수색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추가로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대비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리건주 산불 피해 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승인했다고 백악관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는 전날 밤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가 대통령에게 재난 상황을 선포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브라운 주지사는 "이런 규모의 화재와 싸우기 위해서는 받을 수 있는 모든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산불로 진화한 '오거스트 복합 화재'는 지금까지 75만에이커(약 3035㎢) 이상을 태우고 약 30%가 진화됐다.

또 프레즈노 북동쪽의 '크리크 화재'는 20만에이커(약 809㎢) 이상을 태우고 약 16%가 진화됐고, '노스 복합 화재'는 26만4000에이커(약 1068㎢)를 불태운 뒤 39%는 진화가 이뤄진 상태다.

오리건주에서는 주도 세일럼 동쪽에서 발생한 '비치크리크 화재'가 거의 20만에이커의 산림을 태운 가운데 수십만명이 대피 명령 또는 대피준비 경보를 받은 상황이다.

오리건주에서는 지금까지 35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해 95만에이커(약 3845㎢)의 산림이 소실됐다.

오리건·워싱턴주 동쪽의 아이다호주에서도 '우드헤드 화재'가 7만에이커(약 283㎢) 규모로 커지면서 오리건주와의 경계에 있는 국립산림의 야영객과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아이다호주에서도 수백명의 소방관들이 12건이 넘는 산불을 상대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이런 가운데 이날은 바람이 다소 잦아들면서 산불 진화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보됐다.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바람이 진정될 것이라면서도 산불로 인한 매연과 연무는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을 계속 뒤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불로 서부 해안 일대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타격이 가장 심한 오리건의 일부 지역에서는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기상 당국은 전했다.

국립기상청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산불로 인한 일부 연기가 대류권 상부의 제트기류를 타고 동부로 흘러가 동부 해안의 뉴욕과 워싱턴 DC에까지 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