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마곡리 미꾸라지 양식 민원인
“지난해 이후 개체수 급격히 늘었다”
보호종이라 '속수무책'…이식 요구
▲ 김포시 하성면 마곡리 미꾸라지 양식장에 서식하는 금개구리. /사진제공=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김포시가 미꾸라지 양식장에 나타난 금개구리 민원으로 속을 태우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한강하구와 접한 하성면 마곡리의 논에서 미꾸라지를 양식하는 A(65)씨로부터 양식장에 서식하는 금개구리 이식을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됐다.

6년 전부터 2300여 평의 논에서 미꾸라지를 기르고 있는 A씨는 수확량까지 우려할 정도로 지난해부터 금개구리의 개체 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보호종이라 마음대로 처리할 수도 없어 민원을 냈다”고 말했다.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방문해 500여 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분석한 시 관계자는 “양식장 주변에 설치된 그물로 인해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애초부터 이 논에 있던 금개구리가 자연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처음 민원이 제기될 때만 해도 시는 이 양식장 인근에서 진행 중인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이곳에서 서식하던 금개구리가 유입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한강유역환경청은 이 구간 공사를 위해 시행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공사 구간에 금개구리가 서식하는 것을 확인하고 시공사에 이식 대책 등을 주문했다.

이동성이 강한 금개구리가 뱀과 설치동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A씨가 논 주변에 설치한 그물로 인해 이동이 차단되면서 밀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도 주변 논에서 '금개구리를 흔히 봐왔다'고 해 전부터 금개구리가 서식하던 논에 미꾸라지를 양식하면서 그물에 갇힌 개체 수가 자연 증식하면서 발생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개구리는 수면 위 곤충 등을 먹이로 해 수면 아래에 있는 치어에 대한 피해가 없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미꾸라지를 기르지 말라고도 할 수 없어 일단 내년 예산에 이식비를 확보해 이곳에 서식하는 금개구리를 포획해 다른 것으로 이식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그물을 제거하면 스스로 이동해 문제될 게 없지만 그런 상황도 아닌 것 같다”며 “양식장에 있는 금개구리 전부를 포획해 이식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한편, 개구리에 속하는 금개구리는 몸길이가 3.5~6㎝로 다른 개구리보다 작고 등 가운데 줄이 있는 참개구리와 달리 등면 양쪽에 금색의 융기선 2줄이 있으며 배면은 대부분 황색이다.

전국 서남부 내륙 저지대 평야 지역의 낮은 구릉의 물웅덩이와 수로, 논밭에서 곤충 등의 절지동물과 지렁이 등을 먹이로 서식하지만, 각종 개발로 터전이 훼손되면서 1998년부터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보호받고 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