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본 마술에 반해 동영상 독학
'얘기 엮자'는 생각, 독창적 콘텐츠로
공연도구도 개발 전국서 섭외 쏟아져

 

헨젤과 그레텔, 금도끼 은도끼, 아낌없이 주는 나무 등 익숙한 동화 이야기가 마술로 눈 앞에 펼쳐진다면 어떨까.

마술과 책을 접목한 독창적 콘텐츠를 개발한 오창현 마술사는 마술 애호가들 사이 명성이 높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열광에 학부모들에게도 입소문이 자자하다.

인천에서 태어난 토박이인 그는 마술에 이야기를 입혀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동영상 보며 혼자 마술 배웠죠

인천에는 마술학원이 없었다. 인천생활과학고에 다니던 그는 우연히 마술쇼를 보고 마술의 매력에 빠진 후 온라인 동영상으로 틈틈이 마술을 익혔다.

요리를 하다가도 조리 이외 자투리 시간에 손님들에게 마술을 선보였다.

“이벤트로 했던 마술이 요리보다도 재밌었어요. 이걸 해야겠구나 싶었죠. 그리고 졸업 후 바로 소속사에 들어갔습니다.”

4년간 회사에 소속됐던 그는 24살 때 회사를 나와 개인 활동을 시작했다.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공연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하지 않았던 마술이었어요. 저는 거기다가 이야기를 더하자라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책 읽어주는 마술 시리즈가 탄생했답니다. 일회성으로 끝나거나 사라지고 나타나는 단순한 행사 보다는 마술도 줄거리가 있고 사연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어요.”

#모든 도구를 직접 제작

오 마술사는 공연도구를 개발해 디자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시리즈가 독창적인 만큼 기존 마술 도구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구 뿐 아니라 그가 기획한 공연 대본과 작품, 무대 세트 등이 전부 저작권 등록을 마친 상태다. 현재는 오창현 매직프로젝트라는 법인을 설립해 직원들도 두고 있다. 책 읽어주는 마술사는 전국 도서관과 문화예술 단체에서 섭외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무대에서 관객들과 호흡을 같이 하며 마술의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그는 현재 온라인 공연도 개발하고 있다.

“마술은 관객들의 참여가 이뤄지는 쌍방향 예술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엔 그 부분이 마음껏 되지 않아 아쉬워요. 그래도 기다리시는 관객들을 위해서 온라인 공연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콘서트형 마술도 구상 중입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사진제공=오창현 마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