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30주년 '코로나19'로 시름
올해 국내 총 16개사 17척 운항
매출 30% 차지 여객 운송 중단
항만 사용 임대료 제대로 못내
IPA에 납부 유예·분할 등 요청
▲ 지난 6월15일 개장한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에 한중 카페리 4척이 동시에 접안해 있다. 올해 운항 30주년을 맞은 한중 카페리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올해로 운항 30주년을 맞은 한중 카페리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올 1월 말부터 한중 카페리 선사들이 여객운송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화물로 겨우 버티던 한중 카페리 업계는 급기야 항만시설 사용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하는 등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15일 카페리선사와 인천항만공사(IPA) 등에 따르면 카페리 선사는 총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여객 운송 수입이 완전히 끊기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중 카페리를 운항한 위동항운측은 당초 이날로 예정된 30주년 기념행사를 일찌감치 취소했다. 애초 30주년을 기념해 책자 발간과 기념식 개최 등을 검토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진행하지 않기로 하고 중국 현지에서 간소한 기념행사를 준비중이다.

한중수교 2년 전인 1990년 9월15일 인천∼웨이하이 카페리 항로가 처음 개설된 것을 시작으로, 인천·평택·군산에서 항로가 꾸준히 늘어나 올해 현재 총 16개로 늘었다. 운항 카페리는 17척에 달한다. 한중 카페리 여객은 2011년 171만명까지 늘었다가 한중 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심했던 2017년 126만명까지 곤두박질쳤다. 이후 사드 갈등이 완화하면서 2018년 149만명으로 회복한 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200만명을 기록했다.

여객과 컨테이너 화물을 함께 나르는 한중 카페리 선사들은 총매출의 70% 정도를 컨테이너 수송에서 얻고 있지만, 현금 유동성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여객 운송 수입이 완전히 끊기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인천∼중국 10개 항로 카페리의 경우 올해 말까지 여객 운송 중단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 이용객 103만명이 사라질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6월 인천신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했지만 우려했던대로 고정 원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고스란히 선사의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내 부두운영사인 인천국제페레부두운영주식회사(IFPC)는 이달 10일까지 납부해야 할 분기 항만시설 사용임대료 10억원을 납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IFPC는 IPA와 지난해 7월 임대계약 체결하고 신국제여객부두 운영동 및 야적장 등 관련 임대시설의 유지와 부두 전반적 운영을 30년간 맡은 운영사다. 임대료는 1차년도 40억원이며 5차년도 51억8000만원까지 연도별로 상승된다.

IFPC는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여객부두를 이용하는 시설 이용자(하역회사)의 자금유입이 지연되고 한중카페리 물동량이 감소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IPA측에 부두임차료 납부유예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IPA는 전년 대비 15% 이상 물동량 감소라는 코로나19 관련 정부지원지침에 해당되지 않는 만큼 임차료 납부연기나 이자 면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IFPC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지난 6월 인천항 신국제여객부두를 무리하게 개장하면서 경영악화는 예견됐던 일이었다. 선사와의 요율협상이 난항을 겪었고 한 카페리 선사는 노후 선박을 교체하면서 대체선이 타 터미널에서 하역작업을 하면서 물동량 감소를 불러 왔다”면서 “임대료는 선납이 원칙이나 현금 유동성 등으로 연 4회 이내에서 분할 납부 할 수 있는 만큼 IPA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