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최항 한 경기 형제 동반홈런
역대 3번째 … 같은 투수 상대론 최초
“늘 그렸던 꿈 … 부모님 기뻐하실 것”
▲ 최항

 

▲ 최정

 

SK와이번스의 최정(33)·최항(26) 형제가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썼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한 경기에서 같은 투수를 상대로 나란히 홈런포를 터트리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아울러 형제가 한 경기에서 홈런포를 가동한 것은 세번째다.

SK는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2차전에서 형제의 홈런을 앞세워 3대1로 승리하고 4연승을 달렸다. 이날 3번 타자로 나온 형 최정이 4회말 역전 투런홈런을 때리자 동생 최항이 5회말 솔로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BO리그에서 형제가 한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터트린 것은 이번이 역대 세 번째다.

1986년 7월 31일 인천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당시 청보 핀토스 소속의 양승관(6회 1점)-양후승(8회 2점·양승관 대타) 형제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어 2015년 6월 2일 마산 경기에서 LG 트윈스 나성용과 NC 다이노스의 나성범이 서로 다른 팀 소속으로 한 경기에서 함께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이날 최정과 최항이 한 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린 세 번째 형제, 같은 팀 소속으로는 두번째 형제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같은 투수(롯데 박세웅)를 상대로 나란히 홈런을 빼앗은 첫 형제로 기록됐다.

사실 홈런은 형 최정이 훨씬 잘 만들었다.

최정은 '홈런 공장 공장장'이라고 불릴만큼 KBO에서 손꼽히는 거포다. 데뷔 첫 해인 2005년을 제외하고 2006년부터 이번 시즌까지 1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다. 14일 현재 KBO리그 역대 2위에 해당하는 통산 360홈런 기록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형보다 12년 늦은 2017년 프로에 데뷔한 최항은 홈런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2017년 1개, 2018년에는 7개를 터트렸지만, 2019년에는 홈런이 없었다.

그런데 이날 터트린 통산 9번째이자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 대기록을 만들었다.

게다가 팀 4연승을 이끄는 홈런포이기도 해 더 뜻깊었다.

최정은 경기 후 “동생과 같은 날 때린 홈런이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 특히 팀의 4연승에 도움이 되는 홈런이라 뜻깊은 날이 된 것 같다. 부모님이 무척 기뻐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최항은 “형과 함께 홈런을 치는 장면은 늘 그려왔던 꿈이었다. 팀의 승리와 연승에 기여했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 둘이 활약해서 지금의 분위기를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사진제공=SK 와이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