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공세·국내 REC 가격 하락 등 작용

 

▲ 태안 안면도서 준공된 17MW급 태양광발전소. [한국서부발전 제공]

 

올해 상반기 태양광 설치량은 크게 늘었지만 중국산 제품에 밀려 국내 태양광 모듈의 국산화율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열린 한국에너지공단과 태양광업계 간담회에 따르면 태양광 설치량은 작년 상반기 1.30GW(기가와트)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2.09GW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태양광 설치량이 반기 사상 처음으로 2GW를 돌파한 것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태양광 설치량은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국내 주요 태양광 업체 상반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난 3조5919억원, 영업이익은 88.4% 급증한 172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그러나 태양광 설치량은 크게 늘고 업계 영업실적도 급증했지만,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로 국내 태양광 모듈의 국산화율은 하락했다.

거대 내수 시장을 토대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중국기업들이 한국에 공격적으로 진출한 데 따라 태양광 모듈 국산 점유율은 67.4%로, 작년 상반기 79.8%보다 12.4%포인트 하락했다.

공단은 중국 정부가 태양광 보조금을 삭감하고, 코로나19 여파로 내수가 감소하자 중국업체들이 한국을 포함한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내 태양광 설치 규모는 2017년 53GW에서 지난해 30GW로 줄었다.

한국이 중국에서 들여온 모듈 수입액은 이 기간 2억4000만달러에서 3억7000만달로 급증했고, 올해는 7월까지 2억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가격이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모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전력을 생산하는 만큼 SMP(계통한계가격)를 받고, 보조금 성격인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를 정산받아 이익을 내는데, REC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값이 싼 중국산 모듈을 쓴다는 것이다.

REC 가격은 현재 킬로와트시(kWh) 당 42.8원으로 3년 전 128.6원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부 국내 모듈업체가 고출력 모듈 생산을 위해 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가동을 중단해 일시적으로 수입이 증가한 측면도 있다고 공단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은 주요 태양광 보급 국가 가운데 중국을 제외하고 자국산 모듈 점유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태양광 설치 순위 1위 국가인 중국의 자국산 모듈 점유율이 90%로 가장 높고, 그다음으로 많이 설치한 미국과 일본은 각각 6%와 17.6%에 불과하다.

국산 점유율은 하락했지만, 국산 모듈 설치량은 태양광 시장 확대로 작년 상반기 대비 40% 증가했다고 공단은 강조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