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반월·시화산단 비롯 환승땐 분당·판교까지
인천 남동인더스파크 유일 … 역외유출 통로 가능성

수도권 내 광역철도로는 유일하게 서울이 배제된 수인선에선 인천과 경기 간 인적 교류와 동시에 '파워 게임'이 펼쳐질 전망이다. 수인선이 관통하는 인천 남부권역과 경기 안산시, 화성시, 수원시 등은 대형 산업 시설이나 쇼핑몰, 대학 병원과 같이 인적 자원 흡수 요인이 부족하면 근처 도시에 인력만 대는 베드타운 신세로 그칠 수밖에 없다.

인천역부터 수원역까지 수인선 전체 노선 28개 역사에서 인천지역 역사는 모두 12개. 이들 12개 역사 가운데 출근 시간대 하차 인원이 승차 인원보다 많을 것으로 지목되는 경우는 남동인더스파크역 정도다. 수인선은 남동국가산단을 제외하면 인천에선 대부분 주거 지역을 지나고 있어 외부 인구 유입 조건이 아쉬운 실정이다.

인천과 달리, 경기 노선은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 더해 분당선을 거쳐 신분당선으로 환승하면 국내 대표 혁신 클러스터인 판교와 광교, 서울 강남까지 뻗는다. 수인선 확장성은 인천보다는 경기 남부와 서울로 향하는 구조다. 수인선을 중심축으로 인천과 경기권역 일자리 환경을 감안하면 경기 흡수가 우세하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수인선 인천 노선에서 일자리 공급 지역으로 꼽히는 남동인더스파크역 이용객 숫자도 시원치 않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남동인더스파크역 6월 한 달 하차 인원은 개통 다음 해인 2013년 4만3559명에서 2018년 6만5116명으로 5년 동안 2만명 남짓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5년 6월 5만6405명, 2016년 6월 6만6142명, 2017년 6월 7만3016명을 기록하는 등 거의 해마다 수송 인원 증가세가 꾸준하다고는 해도, 서울지하철 1·7호선 환승역인 가산디지털단지역처럼 아침저녁 출퇴근객으로 미어터지는 풍경과는 거리가 멀다. 예를 들어 7호선 굴포천역은 환승역이 아닌데도 2018년 6월 한 달 하차 인원만 28만6427명이다. 굴포천역 하차 인원들은 주로 서울이나 부천으로 출근하는 인천시민들이다.

인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남동산단에 일자리가 풍부한 건 사실이다. 다만 남동산단 규모가 워낙 커서 남동인더스파크역에서 내려 걸어갈 수 있는 기업은 결국 몇 곳 안 된다. 역에서 버스로 갈아타야 하니까 웬만하면 다들 자가용을 이용하는 분위기”라며 “서울 연결 철도와는 다르게 수인선에서 출근시간대 인천 흡수 인구가 많길 바란다면 경기도민들에게 매력적인 일자리 인프라를 주변에 갖춰야 한다. 지역 내에는 정작 주택 단지뿐이다. 이 상태라면 경기로 출퇴근하는 인천시민들 편의성 말고는 인천에 올 경제적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과 이어지는 철도 노선에서 인천 주요 환승역들이 서울 유출 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 경기와 연결된 수인선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탐사보도부=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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