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새로운 쓰레기소각장 설치가 난관을 겪고 있다.

시가 송도•청라소각장의 용량 부족으로 신규 소각장 설치 가능한 지역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기피시설인 소각장을 선뜻 받아들이는 기초단체가 없기 때문이다.

2030년 인천의 쓰레기 소각용량은 하루 1550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송도•청라소각장은 각각 420t씩 하루 840t밖에 처리하지 못한다. 인천시는 1995년 송도•청라에 광역소각장을 조성할 당시 상황에 맞춰 각각 420t만 건설했지만, 이후 인천 인구가 300만명까지 늘어 쓰레기소각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시는 송도소각장을 420t→800t으로, 청라소각장을 420t→720t으로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진행하지 못했다. 송도와 청라가 국제도시라는 팻말을 단 상태에서 도시 이미지를 해치는 소각장의 확대를 주민들이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시는 새 소각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서는 구•군에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다. 송도와 청라가 각각 관내에 있는 연수구와 서구에 제공하는 인센티브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소각장 유치 의사를 밝히는 구•군이 전혀 없다. 님비현상(공공의 이익은 되지만 자신이 사는 지역에는 불이익이 되지 않는 시설을 반대하는 지역이기주의)이 보편화된 현실에서 주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소각장을 유치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차기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기초단체장이 이런 일에 나설 리가 만무하다. 인구가 밀집된 지역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곳조차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는 광역 폐기물 정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새로운 소각장을 건설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소각장을 유치하는 기초단체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핌비현상(자신이 사는 지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려는 지역이기주의, 님비현상의 반대)을 유발하는 방안이다. 경기도 이천 시민들이 화장장 설치를 놓고 님비현상에서 핌비현상으로 돌아선 것을 참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