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겨울철의 가장 추운 때는 소한을 전후해서이다. 양력으로 1월 초순경이다. 적어도 이름으로 따져서는 대한때 보다 덜 추워야겠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소한때가 더 춥다. 「대한이 소한 더러 형님 한다」느니 하는 식의 비슷한 속담들은 그래서 생겨났다.

 올해 소한에도 추위는 영낙없이 찾아오는가 보다. 근 한달동안 추위없이 「겨울속의 봄날」이 계속되었는데 소한날 눈비 뿌리고 난뒤 내일부터 강추위가 몰아치리라는 예보다.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 전국의 수은주가 급강하 9일에는 중부의 최저기온이 영하10도에 낮에도 영하권으로 떨어지겠단다. 고맙다고 해야할지 걱정스럽다고 해야할지 그동안의 이상난동이 몸에 익었는데 잔뜩 겁을 준다.

 하기는 그동안에도 외신은 구미지역의 혹한을 연거푸 전했었다. 지금도 북미대륙은 혹한과 폭설로 모진 「세기의 겨울」을 맞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우리나라 보다 높은 위도에 위치하기는 하나 이들 지역의 추위는 가히 살인적이다. 미국의 중북부는 거의 절반이 한파와 함께 앞도 가릴수 없는 폭설로 단전 단수 공로 육로가 모두 끊길 지경이며 수십명이 사망했단다.

 이같은 추위는 정군의 냉엄함에 비유해서인가. 곧잘 「동장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 동장군이 처음으로 불리운것은 1812년 나폴레옹이 러시아 침공에서 패퇴했을 때이다. 당초 그는 러시아의 추위에 대한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한다. 어디든 추위는 매일반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스크바에서 퇴각할때의 그 겨울은 유난히도 매웠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폭설과 얼었다가도 갑자기 꺼지는 하천 그리고 코사크 기병의 기습등-60만 대군중 겨우 3만이 귀환하는 대참패를 맛보아야 했다.

 사실 소한 절기가 지나면 추위는 한풀 꺾여 겨울도 물러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때쯤을 절기상으로 기러기가 떠나고 까치가 둥지를 틀며 꿩이 짝을 찾고 암닭이 알을 품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것이 자연계의 봄맞이 준비이다. 그러고 보면 이번 겨울도 고비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