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내부 불화설 등 영향 사직서 제출
최근 팀 2연승 이후 주변 분위기 급변
이재성·김도혁 등 “보답할 기회 달라”
전 대표 “좋은 결실 끝까지 힘 보탤 것”
/사진제공=인천 유나이티드

최근 어려웠던 팀 상황에 책임을 지고자 수차례 박남춘(인천시장) 구단주에게 사퇴의사를 밝혔던 전달수(사진)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가 마음을 바꿔 구단에 남기로 최종 결심했다.

선수들이 2연승 후 “그동안 몸과 마음 모두 구단을 위해 희생한 대표께 제발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간청을 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앞서 전 대표는 임완섭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부터 거취 고민을 시작했지만 주위의 만류에 어렵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팀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여기에 유상철 명예 감독에 이어 이임생 전 수원 삼성 감독 영입 불발 및 이 과정에서 불거진 이천수 실장과의 불화설 등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이에 전 대표는 박남춘 구단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달 중순부터 여러번 사퇴의사를 밝혔고, 사직서도 이미 제출한 상태였다.

이처럼 그의 사퇴의사는 확고했다.

따라서 '구단주의 사표수리'라는 공식 절차만 남겨두고 있었을 뿐, 그가 물러나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처럼 굳어져 있었다.

다만, 박남춘 구단주를 만나 이를 공식화하기 전까지는 본인의 거취에 대해 함구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 침묵을 지켰을 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지난 주 사퇴 문제를 마무리하고자 했지만, 코로나19로 박남춘 구단주가 눈코뜰새 없이 바빠지면서 만남이 이번주로 미뤄진 사이 인천 유나이티드가 22일 수원 삼성을 물리치며 기적같은 2연승을 거둔 것.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선수단과 서포터즈, 프런트, 시민주주들까지 나서 전 대표를 만류했다.

이들은 “조성환 감독 부임 이후 2연승을 거두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중요한 시기에 대표가 사퇴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며 전 대표를 설득했다.

특히, 인천 구단의 주장, 부주장 출신인 이재성과 김도혁이 적극 나서 전 대표를 붙잡았다.

이 선수들은 “누구보다 인천 구단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쓴 전 대표님을 위해 우리가 꼭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마음을 전했다.

이런 진심어린 간청에 전 대표도 결국 마음을 돌렸다. 전 대표는 “다 비우고 물러나겠다고 생각했었지만, 2연승을 거두고 온 선수들이 '이제 보답할 기회를 달라'며 나를 설득할 때 진심이 느껴져 울컥했다. 그래서 마음을 돌려 인천 구단이 좋은 결실을 맺는데 끝까지 힘을 보태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 대표는 23일 박남춘 구단주에게도 “사퇴 의사를 공식 철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