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자립도는 오랜 기간 지방정부의 자치분권과 연결되는 개념으로 인식됐다. 이 때문에 재정자립도의 상승과 하락을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좌우하는 주요 지표로 여기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그 자체만 가지고 자치단체의 재정 건전성을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건실한 지방재정 운영을 위해서는 단순한 재정자립도의 높고 낮음보다 그 이유와 의존재원 운영 방식에 대해 검토해봐야 한다.

시흥시의 경우 2020년 재정자립도는 43.1%로, 경기도 31개 시·군·구 중 7번째로 높다. 그러나 이 재정자립도는 소폭 하락세를 보인다. 하락세가 곧 재정 건전성의 위협으로 해석되느냐 하면 그것 역시 무리한 해석이다. 시흥시 인구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시흥시가 추진 중인 대규모 공공주택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6년부터는 그 증가세가 급격하게 나타났다. 2010년 42만이었던 시흥시 인구(주민등록인구+등록외국인+외국 국적 동포 국내 거소신고자)는 2016년에는 45만, 2018년에는 50만, 2020년에는 54만으로 급증했다.

인구의 유입은 곧 자체 세입의 증가로 이어진다. 시의 자체 세입 역시 2017년 3301억원에서 2020년 4434억원으로 3년 만에 1100억원이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재정자립도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인다. 2017년 54.6%였던 재정자립도는 2020년에는 43.1%로 11%가량 하락했다.

이는 시흥시가 각종 국도비 확보 대상 사업에 선정돼 이전재원을 상당 부분 확보해왔기 때문이다. 시흥시 이전재원은 2017년 2710억원에서 2020년 54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매해 25%씩 늘어난 셈이다. 특히, 2018년에는 '금오로' 천왕~광명 간 광역도로 개선사업으로 받은 교부금 100억원과 기초노령연금이 확대되면서 이전재원이 대폭 증가하기도 했다.

결국 시흥시 재정자립도의 하락은 이전재원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반사효과로 보는 것이 보다 적절한 해석이다. 우리나라는 중앙정부 주도의 사업이 활발할뿐더러 복지정책이 확대 추세를 보이기 때문에 재정자립도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시흥시는 변화가 많은 도시다. 2017년에는 목감지구가, 지난해에는 장현지구와 은계지구가 들어섰다. 이 중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되는 장현·은계·목감지구의 입주로 유입되는 인구만도 11만명을 넘어선다

인구의 유입으로 인해 기반 시설 등 인프라 구축도 중요한 과제다.

시흥시는 현재 신안산선, 월곶-판교 복선전철, 제2 경인선, 인천 2호선까지 총 4개의 전철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민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체육·문화시설도 큰 줄기에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10여년간 시흥시민의 염원이 녹아있는 시흥시 문예회관과 종합운동장이 곧 공사를 시작한다. 문예회관은 올해, 종합운동장은 2023년 착공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도시공사를 설립해 각종 개발사업을 직접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기존 사업수행자인 LH와 민간 사업자를 통해 유출되던 개발 이익금을 지역 개발에 재환원함으로써 시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개발이익을 시민을 위해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건전한 시정 운영을 위해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를 확보하는 동시에, 국책사업 확보와 도시공사 주도의 개발사업을 통해 도시의 성장발전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

 

/이덕환 시흥시청 정책기획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