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신혼부부가 아동과 청소년 치료를 위해 써달라며 결혼식 축의금 1억여원을 지역 병원에 기부해 귀감이 되고 있다.

11일 가천대길병원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신혼부부가 이날 가천대길병원을 찾아 “해외 심장병 어린이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국내외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들은 지난달 결혼식을 올린 뒤 부모와 상의한 끝에 축의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남편 A씨는 “아버지께서 오랫동안 크고 작은 봉사와 기부를 실천하는 모습을 본받아 기부를 하게 됐다”며 “제가 어릴 때 ‘크면 봉사를 많이 하겠다’고 아버지와 약속했던 것을 잊지 않고 있다가 이번 기회에 반려자와 함께 실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A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해외 저개발국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은 심장병 어린이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은 또래들을 보면서 ‘내가 크면 꼭 도와줄 것’이란 마음도 들었다고 한다.

가천대길병원은 기부금을 해외 심장병 어린이 초청 치료 사업을 비롯해 국내외 소외된 소아·청소년을 치료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김양우 병원장은 “기부자들의 따뜻하고 선한 마음이 환아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치료하겠다”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