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부터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둘러싸고 악취 문제가 불거졌다. 지역 주민들은 썩는 냄새에 시달린다며 관계 당국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도저히 참기 어렵다면서 악취의 근본 원인을 조사해 달라고 진정했다. 더구나 주민들은 더운 여름철에도 창문조차 열지 못할 만큼, 지독한 냄새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해 왔다.

이와 관련해 원인을 파악한 실체가 드러나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관내 폐기물 처리시설, 하수처리장, 인근 공업 단지 등이 악취의 주범으로 판명된 것이다. 연수구는 2018년 송도국제도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악취 민원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관련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지난해 접수된 악취 신고는 339건으로 8∼10월에 악취 민원이 몰려서 나오는 양상을 보였다. 냄새 종류론 하수구 냄새 121건(35.7%), 타는 냄새 74건(21.8%), 가스 냄새 58건(17.1%) 순이었다.

악취 감지 빈도는 송도 2공구 폐기물집하시설 인근에서 높았다. 승기하수처리장은 2차례 실시한 조사에서 고농도 악취 배출과 허용 기준 초과를 나타내 송도 주변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시흥시의 경우 남동풍이 부는 야간에 악취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데다, 환경기초시설에서 다량의 황화수소를 포함한 고농도 악취를 배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악취 배출사업장 73곳 중 15곳에선 배출허용 기준을 초과했다. 지역별론 송도국제도시 9개 사업장 중 6곳, 남동공단 36곳 중 2곳, 시화공단 28곳 중 7곳에서 배출허용 기준을 넘겼다. 대기질 조사에서도 송도 12개 지점 중 8곳에서 복합악취 기준을 초과했다.

우선 악취 주범으로 지목된 남동산단·시화산단·승기하수처리장에 대한 노후시설 개선과 악취배출사업장 관리 등이 시급해 보인다. 악취 문제를 잡기 위해선 효과적으로 방안을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자체 간 환경공동협의체 활성화가 필요해졌음은 물론이다. 유관기관과 지자체 간 협력으로 악취 발생원과 이동 경로 분석 등으로 상시감시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다해야 더 이상 주민들이 악취로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없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