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한국환경공단 악취 실태조사 결과 발표
남동·시화산단 배출기준 초과 등 외부요인 다수
▲ 승기하수처리장 전경. /인천일보DB
▲ 승기하수처리장 전경. /인천일보DB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둘러싼 남동산단과 시화산단, 승기하수처리장이 수년간 송도 주민들을 괴롭혀온 '악취 주범'으로 지목됐다. 노후시설 개선과 악취배출사업장 관리 등 송도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연수구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의 송도 일원 악취 실태 조사(인천일보 2019년 3월26일자 19면) 결과, 지난해 악취 신고 건수는 전년 618건의 절반 수준인 '339건'으로 특히 8월에서 10월 사이 집중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60건(47.2%)이 송도 5공구에 집중 분포됐다.

앞서 공단은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송도지역 악취 원인과 발생원 영향 정도, 관리 방안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2018년 송도에서 악취 민원이 빗발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지난해 악취 신고를 냄새 종류별로 보면 '하수구 냄새'가 121건(35.7%)으로 가장 많았고, '타는 냄새' 74건(21.8%), '가스 냄새' 58건(17.1%)이 그 뒤를 이었다. 풍향은 '남동풍이 불 때'가 175건(51.62%)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목할 부분은 이번 실태 조사로 확인된 악취 발생원들이다. 공단이 주요 냄새로 한정해 악취 감지 시간을 산정한 결과, 송도 2공구 폐기물 자동집하시설 인근에서 격자법(후각을 통한 악취 빈도 측정) 조사에 의한 악취 감지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악취배출사업장 73곳 중 15곳에서 악취 배출 허용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장 소재지별로는 송도지역이 9곳 중 6곳, 남동산단이 36곳 중 2곳, 시화산단은 28곳 중 7곳에서 배출 허용 기준을 초과했다. 악취배출사업장만 놓고 보면 악취 발생원이 송도 내부보다 인근 지역 산단에 더 많이 몰려 있음을 보여준다.

구 관계자는 “시흥시의 경우 남동풍이 부는 야간에 악취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데다, 당시 환경기초시설에서 다량의 황화수소를 포함한 고농도 악취가 배출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승기하수처리장도 두 차례 실시한 조사에서 악취 배출 허용 기준 초과와 고농도 악취 배출이 확인됐다. 이 시설 역시 송도 주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구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자체 간 환경공동협의체 활성화와 악취배출사업장 중점 관리, 모니터링 강화 등을 악취 저감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폐기물 자동집하시설과 승기하수처리장에 대한 노후시설 개선도 시급히 추진돼야 할 대안으로 꼽았다.

고남석 구청장은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지자체 간 협력으로 악취 발생원과 이동 경로를 명확히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