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작가 '이상한 정원 □ 희한한 동네'전
회화 15점 전시... 파주 아트센터서 30일까지

중 화가 이론 '와유화론' 오브제 사용
일상 속 인식, 새로운 시각으로 제시
▲ 이재훈작 '산 넘어 산'. /사진제공=아트센터 화이트블럭

 

▲ 이재훈작 '아저씨가 만든 무지개'. /사진제공=아트센터 화이트블럭

 

▲ 이재훈작 '염탐'. /사진제공=아트센터 화이트블럭

 

▲ 이재훈작 '낙과침입'. /사진제공=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파주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이 오는 30일까지 이재훈 작가의 개인전 '이상한 정원 □ 희한한 동네'를 개최한다. 동양화의 추상성에 초점을 맞춘 다수의 대형 신작들을 포함, 15점의 회화작품이 전시됐다.

이재훈 작가는 전통 회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재료를 확장하고 형식을 실험하면서 현대미술로서 동양화의 동시대성에 대해 질문을 던져왔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동양화 방법론을 바탕으로 일상 속에서 인식한 것들을 새로운 시각과 관점에서 색다르게 제시한다.

작가는 전통 산수화에 등장하는 와유(臥遊)화론을 오브제로 사용했다. 자연을 묘사한 산수화를 방에 걸어 두고 누워서 유람한다는 뜻을 가진 이 개념은 중국 남북조시대 화가 종병(宗炳, 375~443)의 화산수서(畫山水序)에 처음 소개된 이론이다. 단순한 산수화 감상을 넘어 정신이 자유로워지는 경지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 공간을 전유하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전통에 대한 고민과 관심은 제작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장지에 석회, 먹, 목탄가루를 올려 회벽과 같은 질감을 만드는 '건식 벽화기법(FRESCO Technique)'은 2008년에 직접 고안해 현재까지 사용해온 그만의 특유 기법이다.

장지의 앞면과 뒷면을 모두 활용하는 제작 과정은 뒷면에 색을 칠해 배어 나오게 하는 전통 채색법인 배채법을 적용한 것이다.

돌 표면의 질감 같은 거칠거칠한 화면의 환영은 감상자의 시각적 감상을 넘어 촉각적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경로를 열어준다. 촉각적 감각을 극대화하기 위해 2018년부터는 부조의 형식(음각과 양각)을 재현하고 보다 입체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전시 타이틀인 '이상한 정원 □ 희한한 동네'에서 '동네'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 현상 등을 인지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의미한다. '정원'은 동네에서 경험하고 인식한 것들을 시각화한 장소가 된다. '정원'을 감상하는 이들은 그 형태가 다소 추상적일지라도 마치 화가 종병이 '와유'하는 것처럼 작가가 그려낸 장소를 본질적으로 공감하고 주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전시 제목에서 '동네'와 '정원'을 연결하는 'ㅁ'자 기호는 정원을 구성하고 있는 공간(위요공간)을 나타낸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