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바이러스 연구 경험 살려 유전자 치료제 설계…"변종에 빠른 대처 가능"

 

▲ 국방과학연구소(ADD)는 5일 코로나19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설계한 '코로나19 유전체 치료제'(siRNA)로 세포 및 동물(쥐, 원숭이)실험을 한 결과 치료 효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ADD가 제공한 개념도. 2020.8.5 [ADD 제공]

 

국방과학연구소가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5일 코로나19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설계한 '코로나19 유전체 치료제'(siRNA)로 세포 및 동물실험을 한 결과 치료 효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치료제는 혈장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 등으로 분류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가운데 ADD가 개발한 유전자 치료제는 코로나19 환자의 유전체 정보 등을 기반으로 설계된 것으로,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 침투해 스스로 증폭하려는 것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유전자 치료제의 경우 변종 바이러스에도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ADD는 전했다.

ADD는 1천여개 치료제 후보군을 설계한 뒤 이 가운데 효능이 있는 6가지 치료제 후보군을 확인했으며, 효능이 가장 좋은 1개 치료제로 동물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실험용 쥐의 폐가 투약 후 깨끗해진 효과를 확인했다.

ADD는 이번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제약회사와 협력해 약물전달체(Drug Delivery System)를 이용한 안전성 평가 및 임상 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실험은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에이비온사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실험 결과는 지난달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에 게재됐다.

ADD가 이번에 코로나19 치료제 연구에 착수하게 된 건 한국 풍토병으로 알려진 한탄바이러스(Hantaan Virus) 치료제를 개발한 경험이 계기가 됐다.

유행성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인 한탄바이러스는 한국인 학자 이호왕 박사가 발견해 1976년 명명됐다. 1950년대 6·25전쟁 당시 국군 및 미군 장병들이 한탄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DD는 한탄바이러스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를 개발했는데, 이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한탄바이러스 치료제 설계 방식이 그대로 적용됐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ADD를 방문해 "생화학 연구능력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와 백신연구 개발 연구에 역할을 해 줘 대통령으로서 고맙다"라고도 언급한 바 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