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폭우가 경기 남부지역에 이어 북부지역을 강타하면서, 사상자 발생 등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가평군에서는 4명이 숨지고, 주민 10명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컸다. 포천에서도 50대 남성이 실종돼 소방당국이 이틀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4일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와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3일 밤 10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가평과 포천에 각각 74㎜, 포천 60㎜의 많은 비가 내렸다.

연천(28㎜)과 파주(27.5㎜), 동두천(22.5㎜)과 의정부(21㎜)에도 폭우가 쏟아졌다.

이러면서 3일 오전 10시37분쯤 가평군 가평읍 산유리의 한 펜션이 토사에 매몰됐다.

이 사고로 펜션 주인 A(65·여)씨와 딸(36), 손자(2) 등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던 A씨 딸은 출산을 위해 귀국한 뒤 어머니를 돕다 변을 당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같은 날 오전 10시27분쯤엔 청평면 대성리 계곡에서 B(75)씨가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B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실종 지점에서 약 500m가 떨어진 북한강 청평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비가 많이 와 자신의 밭이 괜찮은지 확인하러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앞서 3일 오전 9시50분쯤에는 청평면 청평리의 주택가에 하수구 물이 넘쳤다. 이 때문에 주민 10명이 고립됐다. 경찰은 주택 2층에 있던 노인과 어린이 등 10명을 모두 신속하게 대피시켰다.

포천에선 3일 새벽 1시쯤 관인면의 한 저수지 낚시터에서 50대 관리인이 보트를 타고 나갔다가 실종된 상태다. 이 남성은 저수지 물이 급격히 불어나자 수문 배수 상태를 확인하러 나갔다 급류에 휩쓸렸다. 새벽 1시30분쯤 포천시의 또 다른 낚시터에서는 낚시객 7명이 불어난 물에 발이 묶여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소방당국이 이날 오전까지 벌인 안전조치만 토사낙석 1건, 주택침수 2건, 도로 장애 2건 등 총 13건이다.

연천 군남댐과 임진강 필승교 수위도 한때 위험 수위를 넘었다. 또 임진강 필승교 수위도 한때 5m 이상 올랐다. 그러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3m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군남댐과 필승교 수위가 각각 30m와 2m를 넘은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의 황강댐 수문 개방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강댐 방류는 임진강 수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이 2009년 9월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연천군에서 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가평과 포천에 비 피해가 컸다”며 “지금까지 19명을 구조하고, 58건의 안전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폭우로 경기도에서는 사상자 9명, 이재민 456명이 발생했다. 또 주택 327채가 침수됐고 농경지 등 1627ha가 피해를 보았다.

/연천·가평=김태훈·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