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공장 3명 숨지고 1명 부상
가평 펜션 3명 사망·1명 수색

포천 중리저수지 관리인 1명
가평 계곡 1명 급류에 휩쓸려

용인 캠핑장 고립 123명 구조
이천·안성·남양주 저지대 대피
▲ 밤 사이 폭우가 내린 3일 오전 11시 50분 쯤 안성시 보개면 북좌소류지 제방이 붕괴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현장을 찾은 관계 공무원들이 피해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경기도를 중심으로 사흘째 내린 폭우로 현재까지 7명이 숨지고 4명이 매몰되거나 실종되는 등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3일 오후 6시 현재)

▶관련기사 3·6면

3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9분쯤 평택 청북읍 한 반도체 장비 부품 제조 공장 건물에 뒤편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들이닥쳤다.

미처 피하지 못한 4명이 토사에 갇혔으며, 소방당국은 1시간여 만에 이들을 구조했다. 그러나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3명은 숨졌고, 나머지 1명은 의식은 있으나 다발성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포천 관인면 소재 중리저수지 50대 관리인은 새벽 1시6분쯤 밤사이 내린 폭우로 저수지 상태를 점검하려 보트를 운행하다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관리인이 높아진 저수지 수위를 낮추기 위해 수문을 열려다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평 가평읍 산유리 한 펜션에는 토사가 무너져 내려 펜션 주인 등 여성 2명과 어린이 1명을 포함해 모두 4명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후 시신 3구는 수습됐다. 구조대원들은 수색작업을 진행 중이나 현장 도로가 유실되고 굴착기 진입이 어려워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이날 오전 가평 청평면 대성리 계곡에서 1명이 급류에 떠내려갔다는 신고를 접수돼 수색 중이다.

용인 원삼면 한 캠핑장은 진입로가 물과 토사에 잠겨 123명이 고립됐다. 소방당국은 굴착기를 동원해 진입로에 쌓인 토사를 제거, 신고 접수 2시간여 만인 오전 1시 54분 이들을 구조했다.

하천이 불어난 물에 범람 위기에 놓이고, 저수지 제방이 무너져 인근 주민에 대피령이 내려지는 일도 속출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남양주 왕숙천 진관교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자 일대에 내린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상향하고, 인근 저지대 마을인 신하촌 21가구 40명을 인근 퇴계원고로 대피시켰다. 나머지 75가구 80여명은 친척과 지인 집으로 대피했다. 신하촌은 왕숙천보다 지대가 낮은 상습 침수지역으로, 시는 왕숙천에 마을로 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제방을 쌓아둔 상태다.

안성에서는 집중호우로 보개면 보좌소류지 제방이 버티지 못하고 유실되면서 인근 주민이 대피했다. 북좌소류지는 1만4000여t을 저수할 수 있는 농업용수용 저수지다.

이천은 전날 율면 산양저수지 제방이 무너져 인근 농경지가 피해를 본 데 이어 이날 율면 본죽저수지 일부도 파손되면서 대피령이 내려졌다. 경강선 신둔역과 여주역 구간은 선로가 유실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호우로 293세대 이재민 339명이 발생했고, 1282명이 일시 대피했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더 강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타이완 동쪽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는 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이 4일 중국에 상륙하며 한반도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으나, 장마전선에 뜨거운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강우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내일(4일) 강우량을 80~120㎜로, 모레(5일) 강우량을 100~200㎜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80㎜의 집중호우를 전망했으며, 일부 지역은 시간당 100㎜ 이상이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내린 비는 안성 일죽면 372.5㎜ 용인 이동묵리 321.0㎜ 여주 대신면 318.0㎜, 연천 신서 312.0㎜, 이천 모가 306.5㎜, 가평 외서 279.5㎜, 광주 실촌 278.5㎜, 포천 광릉 241.0㎜, 의정부 신곡 235.0㎜ 등으로 집계됐다.

/이광덕·황신섭·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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