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 “총리 때 잘 하셨다” 덕담
이 의원 “도, 좋은 정책 제안” 화답
공공주택 확대 공감 … 방향엔 이견
10분간 공개만남 후 비공개 면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와 2위를 달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회동했다.

2017년 2월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전국을 순회할 당시 전남도지사실에서 만난 지 3년 5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서로 입장이 바뀌어 민주당 당권도전자인 이 의원이 이 지사를 찾는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당 대표 경선과 맞물려 대권 구도가 요동치는 가운데 유력 대선주자 간 회동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 접견실에서 이 의원을 만나 “총리로 재직 중이실 때 워낙 행정을 잘해주셨다”며 “경험도 많으시고 행정 능력도 뛰어나셔서 문 대통령님의 국정을 잘 보필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는 덕담을 건넸다.

이에 이 의원은 “최대 지방정부인 경기도가 이 지사의 지도 아래 때로는 국정을 오히려 앞장서 끌어주고 여러 좋은 정책을 제안해주셨다”며 “앞으로도 지자체와 국회가 혼연일체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이 지방권력에 이어 국회 권력까지 차지해 국민의 기대가 높다”며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중차대한 엄중한 시기여서 능력이 높으신 이 후보님께서 당에서 큰 역할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거대여당을 만들었는데 첫 걸음이 뒤뚱뒤뚱하는 것 같아서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화답했다.

이 지사가 “국민의 열망을 받아 안아서 빠른 시기에 많은 성과를 내야 할 텐데, 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달라”고 거듭 말하자 이 의원은 “시도지사, 국회의원들이 총 집중해서 국민의 고통을 하루빨리 덜어드려야 할 것 같다. 경기도가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이 지사는 자신이 추진하는 기본소득토지세, 기본주택 등 부동산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이 의원은 메모하면서 경청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두 사람은 공공주택의 확대 부분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방향은 달랐다. 이 지사는 공공택지에는 가능하면 중산층도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자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인 반면 이 의원은 싱가포르에서 시행하는 '평생주택'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본인이 원하시는 만큼 평생도 사실 수 있게 하는 평생주택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공공주택의 공급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을 중폭 시키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쪽(평생주택)에 비중을 두는 것이 옳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취재진 앞에서 10여분간 만난 뒤 지사 집무실로 옮겨 배석자 없이 비공개 면담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3개월 연속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지사는 조폭 연루설 등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최근 사법 족쇄가 풀린 후 무서운 상승세로 이 의원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이 의원은 28.4%, 이 지사는 21.2%를 얻었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 조사에서는 이 의원 24%, 이 지사 20%로 나타났다. 순위는 그대로 유지됐지만 대법원 판결을 전후해 이 지사의 지지도가 이 의원에게 근접할 정도로 격차를 좁힌 것이다.

이 지사와의 만남이 '김부겸-이재명 연대설'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이 의원은 “경기도의회 가는 데 지사님 뵙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의원은 “한국판 뉴딜은 지방정부와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며 “전국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의 여러 역할을 기대하고 (이 지사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관련기사
이낙연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연내 통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국회의원이 지방의 최대 현안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연내 통과를 자신했다.▶관련기사 3면이낙연 의원은 30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첫째 정책지원인력 확충, 둘째 인사독립권 확보 2가지인데 올해 안에 국회에서 매듭짓도록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이 의원은 중앙정부의 각종 정책 시행에 있어 지방정부, 특히 경기도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이 의원은 “중앙의 모든 정책은 지방정부 협력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한국판 뉴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