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재개 운동본부 요청따라
도·도의회·도교육청 청사에 내걸어
광복절까지 게양 … 기초단체는 검토
도에서 남북관계 풀어가자 의미담아
▲ 한국전쟁 정전협정 기념일인 27일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등 도내 공공기관이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한반도기를 게양했다. 도의회 앞에서 장현국 도의장(왼쪽),이종철 6·15공동선언남측위원회 경기본부 상임대표(왼쪽 두 번째) 등이 참석해 한반도기를 게양하고 있다. 한반도기는 광복절인 8월15일까지 게양한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제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경기도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한반도기를 내거는 등 평화통일 분위기에 앞장서고 있다.

한반도기 게양은 남북의 관문인 경기도에서부터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경기도교육청은 27일 청사 앞 게양대에 한반도기를 게양했다. 한반도기는 태극기 등과 함께 한국전쟁 휴전 협정일인 이날부터 8월15일 광복절까지 3주간 펄럭이게 된다. 도내 기초 지방정부도 게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최근 급격히 경색된 남북관계를 지방정부 주도로 풀어가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 도민의 통일 의지를 대외로 알리기 위한 노력 중 하나다.

도는 수원 남부청사와 의정부 북부청사에 한반도기를 동시에 게양했으며, 도교육청 역시 남부와 북부청사에 한반도기를 올렸다. 도의회는 수원 팔달구에 있는 청사 앞 평화의 소녀상 뒤편에 있는 게양대에 내걸었다.

한반도기는 1991년 지바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구성을 계기로 처음 사용됐다. 이후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응원과 남북 공동 입장을 할 때 사용하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도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등 남북 평화의 상징인 깃발이다.

일부 지방정부 등도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공공기관 청사 앞에 한반도기를 게양했다.

이번 한반도기 게양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 경기도본부'가 각 기관에 한반도기 게양을 요청하며 이뤄졌다. 단체는 지난 8일 이재강 도 평화부지사를 면담하고 “통일의 관문, 남북교류협력의 중심인 경기도에서 통일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고 도민의 평화를 향한 염원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광역단위 기관의 한반도기 게양에 기초 지방정부에서도 검토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안양시는 이미 한반도기 게양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게양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앞서 시청 앞 게양대에 지역 스포츠구단 깃발 등을 게양한 바 있어 한반도기 게양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광복절 당일에만 게양할지 등 시기를 놓고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포시와 성남시, 안산시 등도 검토에 나서고 있다.

다만, 한반도기 게양에 대한 공감대 등을 이유로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는 지방정부도 있다.

한 기초 지방정부 관계자는 “한반도기 평화통일을 상징한다는 것에 대다수 시민이 동의하고 있으리라 짐작되지만,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며 “신중히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철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 경기도본부 상임대표는 “지금은 미래세대를 위해서 우리가 어떤 한반도를 물려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전쟁위험이 상존하는 한반도를 물려줄 것인지, 평화로운 한반도를 물려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분단을 극복하고 전쟁 없는 한반도를 물려줘야 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평화의 상징인 한반도기를 공공기관 청사 앞에 달아 남북의 관문이 있는 경기도에서부터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분위기 조성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도 관계자는 “도는 그간 중앙정부에만 의지해 온 남북교류협력 등에서 탈피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평화협력 정책을 선도적이고 지속해서 펼쳐오고 있다”며 “이번 한반도기 게양으로 도민들이 한반도 평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