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에 실제로 개봉된 174편의 영화 중에서 여성감독이 27명(14.1%), 여성제작자는 52명(22.9%), 여성 프로듀서가 58명(26.9%), 여성 주연이 63명(37.3%), 여성 각본가는 54명(25.8%), 여성 촬영감독은 12명(6.2%)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한국영화 흥행30위 영화 중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는 13편(43.3%)으로 영화 환경이 남성 중심으로 대중화 된 것을 알 수 있다.

벡델 테스트(Bechdel test)는 영화 산업구조 속에서 여성이 제외되는 현상을 지적하기 위해 1985년에 만들어진 양성평등 평가지수다. 그 기준은 영화에서 이름을 가진 여성이 둘 이상 등장하는가, 여성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가, 그 이야기의 주제가 남성에 대한 것이 아니고 다른 대화를 나누는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후 2000년대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성차별적 요소를 논의하기 위해 다양한 양성평등 지수들이 등장한다.

마코 모리 테스트(Mako Mori Test)는 벡델 테스트의 양적기준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영화에서 여성이 얼마나 많이 등장하는가보다는 여성이 비중 있는 인물인가를 기준으로 한다. 즉 한 명 이상의 여성이 등장하는가, 등장 하는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가, 그 이야기는 남성 인물을 보조하는데 그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질적 평가를 한다. 2014년에 영화 평가기준으로 더블 F등급, 트리플 F등급, 쿼드러플 F등급이 만들어졌다. 이때의 'F'는 Female(여성)이며 연출, 각본, 주연, 제작에 여성 영화인이 참여하는 정도에 따라 주어지며 쿼드러플 F등급은 여성 연출, 여성 각본, 여성 주연, 여성 제작에 의한 영화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 있으며 <미스비헤이비어>가 대표적인 영화이다.

영화배우이자 여성운동가인 지나 데이비스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녀배우의 출연 빈도, 대사 분량, 대사의 내용과 질, 출연료 등을 분석하여 성 평등 비율을 나타내는 GD-IQ(지나 데이비스 포용지수)를 만들었다.

섹시한 램프 테스트(Sexy Lamp test) 또는 '예쁜 전등 테스트'는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을 섹시한 램프로 대체했을 때 이야기가 무리 없이 진행 되는가를 보는 것으로 여성 인물이 영화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기준으로 한다.

타우리엘 테스트(Tauriel Test)는 영화 속에 여성이 단 한 명이라도 등장하는가, 그 여성은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하는가를 기준으로 한다. 엘런 윌리스 테스트(Ellen Willis Test)는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별을 바꾸었을 때 이야기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가를 보는 평가 지수이다.

대부분 간단한 기준이지만 많은 영화들이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평가기준을 통과한 여성영화라 해서 모두 좋은 영화라 할 수 없고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나쁜 영화라 할 수 없다. 다만 영화 환경 속에서 여성과 남성이 공존하는 합리적 선택의 기회를 관객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미스비헤이비어>, <작은 아씨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라라걸>, <나의 작은 시인에게>, <더 와이프>, <벌새>, <우리집>, <메기>, <찬실이는 복도 많지>, <야구 소녀> 등 여성 영화인에 의한 예술영화가 보내주는 시선을 통해 힘을 얻고 싶은 것이다.

 

 

심현빈 영화공간주안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