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 건설 종사자 인천만 '역성장'
인천 건설사들에 돌아가는 일감이 많냐, 적냐는 지역 업계 일자리 문제와 직결된다. 지난 5월 기준 인천 전체 사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85만6825명 중 지역 건설업체 종사자가 차지하는 비중만 5.5%(4만6955명)다. 인천 건설사들이 근처 서울, 경기 업체들에 밀려 수도권 시장은 물론이고 인천에서까지 맥을 못 추면 건설 관련 일자리 역시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인천 소재 건설업체 종사자가 1년 전과 비교해 2470(5%)명 줄었던 지난 3월에는 인천 고용률이 작년 동기 대비 1.7p 하락한 60.6%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천 부동산 호황에 재개발·재건축 들썩. 결국 남 좋은 일
작년 중순부터 서울과 경기, 인천으로 이어진 아파트 가격 폭등은 침체한 재개발·재건축 물량을 자극했다. 올해 들어 인천을 포함해 수도권 건설 수주액이 치솟고 있다. 경제 회복에서 중요 사항인 건설 경기가 되살아 난 셈인데, 수도권에서 인천 소재 건설업체 종사자만 유독 숫자가 떨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아파트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019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달 동안 건설업체 소재지별 월평균 종사자 수는 인천 4만7632명, 경기 26만3704명, 서울 36만5205명 등이다.
1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 2018년 8월~2019년 5월로 따지면 인천은 4만8401명, 경기 25만9814명, 서울 35만9642명이다. 수도권 가운데 인천 건설업체 종사자만 1000명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현재(2019년 8월~2020년 5월)까지 인천지역 총 건설 수주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0% 가까이 늘어난 상황이다. 인천 부동산 호황이 건설업계 일자리에선 결국 남 좋은 일에 그쳤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지점이다.
▲인천 일감 서울, 경기가 절반 이상 챙겨
실제로 인천에서 진행되는 건설 공사 금액을 지역별 업체의 실적으로 봤을 때, 50% 이상은 서울과 경기에서 챙겨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종합건설업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인천지역 건설 공사 금액 6조9872억원에서 서울 업체가 2조6834억원으로 38.4%, 경기 업체는 1조2462억원으로 17.8%다. 인천 업체는 1조4473억원으로 자기 동네에서도 20.7% 수준이다.
인천 건설사들이 자기 밥그릇 못 챙기는 만큼 다른 지역에서 충당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2018년 서울지역 건설 공사 금액 19조5526억원에서 인천 건설사 몫은 2.3%(4613억원)다. 경기지역 건설 공사 금액 49조4459억원에선 9.5%(1조8519억원)에 그친다. 그나마 근처 경기도에서 실적을 내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실정이다.
인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지역 건설업체들 대부분이 규모가 작은 영세 하도급에다 보니 서울과 경기 경쟁 체제 속에서 자립이 어렵다”며 “더군다나 전국 지자체마다 각자 건설업계 지원을 위해 단체장이 권장하는 지역 업체 하도급 비율을 상향시키고, 이를 실현화 될 수 있게 하기 위해 조례를 꾸준히 개선 중이다. 안팎으로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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