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명중 1명 불안 우울증.”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자료를 인용한 언론보도이다.(세계일보 6.27) 코로나에 따른 미국인 정신건강조사 결과에 의하면 불안증이 30% 우울증이 24%로 나타났으며 절반 가량이 장기전에 따른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우리 국민의 경우도 심리상담 핫라인을 통한 코로나 관련 상담 건수가 7월13일까지 37만431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 코로나 사태 초기만 해도 메르스 때의 교훈을 상기하며 3~4개월만 잘 참으면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될 거야 조금만 더!' 하는 희망 속에서 버텼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이 바이러스에 대해 알면 알수록 쉽게 끝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인구의 60~80%가 코로나 항체를 지녀야 확산이 멈춘다는데 방역당국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항체 보유율은 0.03%에 불과하다.

WHO(세계보건기구)는 7월10일 “우리가 이 바이러스를 뿌리뽑고 박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신체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하기를 지켜야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장기전을 주문한 것이다.

문제는 방역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고립 비접촉으로 인한 일상의 변화로 우울감, 무기력증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을 합성한 '코로나 불루'란 신조어까지 나왔다.

코로나와의 장기전에 대비하려면 폐쇄하고 거리두기만 가지고서는 한계가 온 것 같다. 숨통을 터야 한다. 경제•사회 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소통과 교류가 가능해야 한다. 모든 접촉을 금지시키고 교류 이벤트를 취소시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것이다.

물론 그동안 잘 막아온 코로나 방역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남는다. 정부와 국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과제다.

방역에 효률적이면서 가능한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에 대한 국민적 재합의가 필요하다. 어떤 언택트 기술로 접촉 없이 소통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사실 관련 업계에서는 언택트 시대를 대비한 소통기술과 혼자서 즐기는 여가놀이문화 개발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기왕의 IT강국 면모를 활용해야 한다. 정보 취약 계층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 노인층에 대한 우선적 조치가 필요하다. 경로당•노인복지문화시설•공공체육시설 등 찾을만한 모든 공간들이 폐쇄됐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외출을 자제당해 갇혀 지내는 상황이다. 지역단위 관계망을 활용해 우울증 등 심리치료와 놀이여가활동 공간을 제공해 활기를 되찾아 줘야 한다. 그래야 면역력도 향상될 것이다.

어려운 코로나 상황에서 7월11일 개최된 인천시의 '자체 매립지 조성 공론화'를 위한 시민대공론장은 모범적인 소통 사례 같다.

시청 중앙홀에서는 전문가 발제와 찬반토론이 이루어지고 30개 분임에서는 온라인 화상으로 참여하였다. 분임별 토론 후 다시 온라인으로 대표질의를 발제자에게 하는 온•오프라인 토론으로 진행됐다. 전 과정이 생중계로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방역관을 배치하고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문진표 작성 등 방역지침을 성실히 따랐고 행사는 원만하게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이런 사례를 거울 삼아 좀 더 시민생활 분야도 소통이 단계적으로 되살아 나기를 기대한다. 물론 정부나 시민이나 의료인 모두가 귀찮고 힘들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코로나에 잡혀 주저앉을 수는 없다. 이제는 코로나와 싸우면서 우리의 삶을 찾아 나가야 한다.

지킬 사항은 철저히 지키고 언택트 기술도 최대한 활용하며 소통을 준비하자. 백신,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코로나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서정규  인천시설공단 이사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