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영차고지 조성에 엮거나
경제청 매각 주차장용지 검토”

인천 연수구의 민선 7기 공약사업인 '동춘동 버스차고지 이전 계획'이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해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 버스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피해는 물론 교통안전을 위협받고 있다는 인근 주민들의 하소연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게 됐다.

연수구는 공약사업 중 하나인 동춘동 버스차고지 이전 계획에 대해 '일몰(폐기)'을 검토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해당 버스차고지는 동춘동 930-2, 943-5에 위치해 있으며 시내버스 등 버스 수십대를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문제는 버스차고지가 동남아파트와 무지개마을아파트 등 수천세대가 밀집한 주거지역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이 탓에 인근 주민들은 소음과 분진 등 버스로 인한 각종 공해에 시달려왔다. 평소 수많은 버스들이 생활도로를 넘나들면서 주민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버스차고지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일부 버스들이 도로에 불법 주차를 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에 구는 송도국제도시 주차장 부지에 버스차고지를 옮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2018년부터 이전을 추진해왔다. 구의 5개년 계획대로라면 올해와 내년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등 관계 기관과 이전 협의를 펼치고 2022년 이전을 확정 지어야 한다.

그러나 구는 불과 2년 만에 버스차고지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구 관계자는 “송도에 마땅한 부지가 있으면 그쪽으로 버스차고지를 이전하려고 검토했었다”며 “하지만 인천시 쪽에서 땅이 없다고 하니 이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구가 이전 부지 찾기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시는 버스 380대를 수용할 수 있는 공영차고지 4곳(서창·장수·송도·청라)을 운영하고 있다. 2026년까지 1090대 규모의 공영차고지 10곳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이 계획에는 매립 사업이 진행 중인 '송도 11공구'에 공영차고지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동춘동 버스차고지 이전 계획이 시의 공영차고지 건립 계획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시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인천경제청이 향후 매각 대상에 포함한 '송도동 208-4 부지'도 1만2000㎡가 넘는 대규모 주차장 용지로, 이전 부지로 검토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바로 옆에는 주유소 부지가 있다.

이인자 연수구의원은 “동춘동 주민들은 승기하수처리장발 악취 피해와 함께 버스차고지로 인한 소음과 분진 등 각종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하루빨리 대체 부지를 마련해 버스차고지를 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