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 앞에서 대법원의 파기환송 관련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인사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치 인생은 그야말로 ‘바람 잘 날’이 없다고 과언이 아니다.

2010년 성남시장을 시작으로 2018년 경기지사 당선에 이르기까지 10여년 간 이 지사는 갖은 의혹과 문제 제기 등에 시달렸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도 이 지사는 ‘오뚝이’처럼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저력을 보여줬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건

2018년 4월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트위터 계정(@08__hkkim·혜경궁 김씨)에 전해철 경기지사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과 손을 잡았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논란이 일자 해당 트위터 계정 주인은 계정을 삭제했지만, 전해철 예비후보는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해당 계정주를 고발했다. 이 과정에서 트위터 주인이 이 지사 아내인 김혜경씨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같은해 11월 김혜경씨는 경찰에 출석했고 며칠 뒤 경찰은 혜경궁 김씨와 김혜경씨가 동일 인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수사 과정 중 혜경궁 김씨 메일과 동일한 포털 ID의 마지막 접속지가 이 지사 집으로 나왔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이 지사는 “무고한 아내와 가족을 싸움에 끌어들이지 말라”며 관련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후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혜경궁 김씨의 실체를 규명할 휴대전화를 찾으려 이 지사 자택과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김혜경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찾지 못하면서 증거부족으로 인한 무혐의 결정이 나왔다.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2010년 배우 김부선씨는 한 정치인과 진지하게 만났적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김부선씨가 이름을 말하진 않았지만, 정황상 이재명 경기지사라는 의혹이 뒤따랐다. 이를 두고 이 지사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김부선씨는 발언을 철회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이 스캔들은 2018년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를 계기로 재점화됐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이 내용을 언급하며 논란을 키운 것이다. 이 지사가 부정하자 김영환 후보와 김부선씨는 이 지사를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했다. 그러면서 김부선씨는 “이 지사 신체 특정 부위에 점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특정 부위에 점이 있다는 의혹이 나오자 직접 병원에 찾아 검사를 받는 ‘셀프 인증’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 결과 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셀프 검사에 경찰도 당황했고, 결국 수사를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배우 김부선씨 역시 고소 취하장을 제출하면서 “더는 문제로 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논란

그동안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및 강제진단’ 의혹으로 인한 직권남용과 ‘검사 사칭’, ‘대장동 허위 선거공보물’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아왔다.

이를 두고 1심 재판부는 이 4가지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으나, 2심 재판부는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며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로 인해 지사직 박탈 위기에 놓인 이 지사는 부당한 처사라며 곧바로 상고를 제기했다. 이날 열린 대법원 최종 판결에 모든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날 대법원이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지사는 그간 족쇄처럼 따라다닌 모든 의혹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 지사는 “도지사로서 맡겨진 일을 조금 더 충실하게 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알고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