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영 시장, 언론브리핑 통해 풍무역세권 부지 대학 및 병원 들어선다 밝혔지만
경희대 '협의 단계'란 입장 내놔 … 시, 시의회 공문자료 요청도 거부 논란 가열 전망
지난 6월30일 정하영 시장 언론 브리핑. /사진출처=김포시
지난 6월30일 정하영 시장 언론 브리핑. /사진출처=김포시

김포시가 민관공동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풍무역세권 개발사업 부지에 들어선다고 밝힌 '경희대학교 김포메디컬 캠퍼스' 조성 문제가 한강신도시와 원도심 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일부에선 지역 갈등 방지 등을 위해 유치가 안 될 경우 정하영 김포시장이 시장직 사퇴나 차기 시장 선거 출마 포기 등을 선언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정하영 시장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경희대 협의를 거쳐 풍무역세권 사업부지에 경희대학(원) 및 대학병원이 들어선다고 밝히면서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와 관련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논란은 대학이 들어선다는 원도심인 풍무동과 기반시설 부족으로 공동화가 우려되는 한강신도시와의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여기에 각 마을발전위원회 명의로 '유치 환영' 현수막까지 앞다퉈 내걸리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경희대 측이 인터뷰 등을 통해 김포시 발표와 다른 '협의단계'라는 입장을 밝히고 나와 '논의' 수준을 '유치'로 포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더해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A 시의원은 “유치의 사전적 의미는 '달래서 이루다' 즉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발표문에 유치로 인식할 수 있는 단어가 구사돼 '유치 환영'이라는 현수막까지 등장하게 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유치가 확정이 아니라면 현수막을 게시한 주민자치회나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게시된 현수막을 철거토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시장 명의 현수막은 아니지만, 대학 측이 유치가 아니라는 상황에서 이는 허위사실 유포와 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 올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포지역에선 2010년 강경구 전 시장이 선거를 앞두고 확정되지 않은 '도시철도 지하화 확정'이라는 현수막을 게시해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됐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선 홍철호 의원이 '5호선 연장 확정' 현수막을 게시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피소됐다. 이런 가운데 유치를 자신한다면 유영록 전 시장이 서울지하철 9호선 유치 실패 때 사퇴를 약속한 것처럼 유치 실패 때에 대한 책임 등을 시민과 약속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시가 시의회에 경희대와 오고 간 공문 등의 자료제공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경희대 김포메디컬 캠퍼스 조성 실체를 둘러싼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A의원은 “업무협약(MOU) 이후에 발표가 있었다면 이런 혼란과 주장은 없었을 것”이라며 “김포시의 일방적 발표에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 김인수 의원이 이 문제를 놓고 오는 17일 시정 질의에 나서기로 해 질의 내용과 정하영 시장의 답변에 따라 또 한 차례 논란이 예고된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