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여조부 수사지휘…경찰청 사이버수사과 담당
부친 조사내용 살핀 뒤 손씨도 피의자 신분으로 부를 듯

 

▲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찰이 미국 송환을 피한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 씨의 범죄수익은닉 관련 혐의에 대해 본격적으로 재수사에 나선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오는 17일 오후 2시 손씨 아버지(54)를 고소·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고소·고발 경위와 사실관계 등을 살필 계획이라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경찰은 부친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손씨도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손씨는 현재 충남 당진의 아버지 집이 아닌 서울의 한 친척 집에서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0일 이 사건을 수사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유현정 부장검사)로부터 수사기록 등 관련 자료를 모두 넘겨받아 기록을 검토했고, 지난 12일 아버지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수사 당시 특정된 손씨의 범죄 기간이 2015년 7월 8일부터 2018년 3월 4일까지인 점을 볼 때 범죄수익은닉 관련 공소시효는 2023년까지여서 혐의가 인정되면 추가 처벌이 가능하다.

손씨 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할 생각이 없으며, 잘못이 있다면 손씨가 처벌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수사의 핵심인 범죄수익은닉 관련 혐의 이외에 일부 혐의는 취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 아버지는 원래 지난 5월 11일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손씨 아버지는 검찰이 과거 손씨를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수사할 때 범죄수익은닉 관련 수사를 하고 기소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또 손씨가 할머니의 병원비를 범죄수익으로 지급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한 내용도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손씨 아버지의 고소·고발 사건을 형사4부(신형식 부장검사)에 배당했지만 법원의 인도심사 절차 때문에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후 법원이 지난 6일 손씨의 인도 거절 결정을 내리자, 7일 원래 사건 처분 부서인 여조부로 재배당했다. 여조부는 경찰이 2017년 말 내사 단계에서부터 손씨 등 웰컴 투 비디오 사건을 수사한 점 등을 고려해 지난 8일 경찰청에 수사 지휘를 내렸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017년 9월 미국으로부터 국제 형사사법공조 요청을 받아 그해 10월 내사에 착수한 다음 이듬해 3월 손씨를 체포해 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보강 수사 후 2018년 3월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및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손씨를 구속기소 했다.

손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지만, 2심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이후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지난해 5월 형이 확정됐고, 올해 4월 27일 형기가 만료됐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