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호 더좋은공동체 사무국장]

대학 노래패활동하다 사회운동 공감
안산녹색소비자연대서 활동가 활동
윤명숙 대표와 '더좋은공동체' 설립

 

“주민이 마을 일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자치역량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이웃이 생기고, 더 좋은 관계가 형성됩니다.”

정주호(사진) 더좋은공동체(안산 소재) 사무국장은 12일 “마을 민주주의는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자치의 진정한 완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마을 공동체 활동에 뛰어든 계기는 단순했다. 대학생 당시 노래패 활동을 통해 사회운동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대학졸업 후 1년 동안 회사원으로 일하면서도 활동가의 꿈은 저버리지 않았다.

처음으로 발 디딘 곳이 2008년 안산녹색소비자연대다. 이곳에서 '착한 소비'와 '환경' 운동을 했다. 자신의 멘토격인 윤명숙 대표이사도 만났다.

그는 “윤 대표는 도서관 활동가이면서 마을 공동체 활동가”라면서 “그분을 통해 공동체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지금도 같이 일을 하면서 배우고 있고, 나만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공동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공동체는 뛰어난 개인보다 지혜로웠고,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들이 이뤄졌다.

안산녹색소비자연대가 주관한 '에너지절약마을 사업'의 실무를 맡으면서 주민이 변화하는 모습을 봤다. 일종의 정책사업이지만 주민이 사업을 실행하기 위한 제안을 하고, 사업을 스스로 이끌어 갔다.

그는 “마을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지,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지, 마을 특성에 맞는 사업은 무엇인지 등을 여러 차례 논의 끝에 결정했다”며 “이 과정을 통해 아파트로 묶인 마을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번은 소등행사를 하는데 아이들이 먼저 '불 꺼주세요'라고 외칠 때 뭉클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2010년 경기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일하면서 '마을'을 놓치지 않았다. 경기지속협 활동을 통해 '마을 공동체'에 대한 믿음은 굳건해졌다.

지역 내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첫 출발이 '마을'이었다. 이들의 실천이 중요했다. 2013년에는 마을만들기경기네트워크를 결성하는 실무자였고, 지금도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때도 윤 대표와 인연을 끈을 놓지 않고, 청소년마을동아리 운영도 맡았다.

2017년 윤 대표와 '더좋은공동체'를 만들고 동네 도서관인 '토닥토닥'을 운영했다.

10여년이 넘도록 마을 활동가로 살면서 괴리감도 있었다. 정책과 현장은 달랐다. 그래서 정책이 현장을 담아내는 게 그의 목표다.

그는 “공동체의 삶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 내려와 보면 인식의 차이가 크다. 마을이나 공동체에 가면 대부분 마을주민이 일할 수 있게 돕는 사람이 적다”며 “경험이 없는 주민에게 동아리 조직과 구성하는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 활동가는 그 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마을이라는 공동체에 집중하는 것은 공동체엔 교육·경제·문화·복지·인권 등이 모두 담겨 있어서다.

정 사무국장은 “국민이 국가이듯 주민이 진리다. 마을에서부터 주권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관계가 좋은 이웃을 만들고 마을 곳곳을 잘 꾸리면, 사회가 올바르게 가는 안전망이 된다”며 “주민이 주인과 주체가 돼 마을의 일을 해결하는 게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마을 자치 활동가에 대한 다양한 지원도 필요하다. 더좋은공동체도 마을공동체를 위해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