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국가지질공원 지정 1년 맞아
소청도 '빗방울 흔적 퇴적' 연구 검토
지질유산 추가지정·확대해 도전키로
▲ 백령도 사곶해변(천연기념물 391호). 곱고 균질한 모래로 이뤄져 치밀하고 단단한 모래사장이 형성돼 한때 천연 비행장으로 사용했다. /사진제공=옹진군
▲ 대청도 서풍받이. 고도가 약 100m에 이르는 규암 사면이 웅장한 수직 절벽을 형성하고 있다. /사진제공=옹진군
▲ 소청도 분바위. 백색의 석회암이 높은 압력을 받아서 대리암으로 변한 곳으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암석이다. /사진제공=옹진군

 

인천시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지 1년이 된 옹진군 백령·대청·소청도 중 소청도를 대상으로 지질유산을 확대한 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도전하는 구체적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9일 시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등을 위해 소청도 예동의 '빗방울 흔적 퇴적 구조'를 연구해 내년 안에 지질유산으로 추가하려고 검토 중이다.

지난해 7월 백령·대청·소청도에 분포한 지질유산들은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백령도 진촌리 현무암과 두무진·용틀임바위·콩돌해안·사곶해변, 대청도 농여해변·미아해변·서풍받이·해안사구·검은낭, 소청도 분바위와 월띠 등 10곳이다.

시는 지질유산이 한 곳만 있는 소청도를 대상으로 지질유산을 추가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소청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지질유산들을 소개하고 알리기 위해 확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소청도는 약 7억년 된 섬으로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유산들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 지정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예동의 '빗방울 흔적 퇴적 구조'는 국내에서 울산 등을 포함해 몇 군데밖에 발견되지 않아 희귀하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소청도에 있는 빗방울 흔적은 원생대 것으로 추정돼 가치가 있다. 빗방울 흔적을 통해 원생대의 기후환경을 추측할 수 있을뿐더러 현재와 동일한 기후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우주선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빗방울 흔적 퇴적 구조는 형성되는 과정이 간단하지 않다”며 “퇴적물의 표면이 수면 위에 노출돼 잠시 퇴적 작용이 중단된 사이 비가 내려 빗방울의 흔적이 남아야 한다. 이후 이 자국이 다른 외부 환경으로부터 지워지지 않고 보존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질유산 확대와 함께 학술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지질유산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논문들이 학술지에 게재돼야 하지만, 백령·대청·소청도 지질유산를 대상으로는 학술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어서다.

김기룡 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장은 “현재 지질명소들에 대한 학술조사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세계지질공원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연구와 조사가 지금부터 진행될 필요가 있다. 연구비 재원을 확보해 대학과 연구기관에 학술용역을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