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어 포올·그린뉴딜은 빠져…샌더스 "견해차 있지만 트럼프 꺾어야"

 

▲ 미국 바이든 지지 선언하는 샌더스 상원의원 [UPI=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 승리를 목표로 공동 정책 개발을 위해 꾸려진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진영의 태스크포스(TF) 권고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100쪽짜리 권고안에는 의료보험 범위를 확대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파괴된 경제를 재건하는 한편 기후변화와 제도적 인종차별에 대응하는 주요 제안이 담겼다고 연합뉴스가 9일 AP통신의 8일(현지시간)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권고안은 내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채택할 정강에 일부가 담길 예정이다.

TF는 기후변화, 형사사법 개혁, 경제, 교육, 보건 의료, 이민 등 6개 이슈 분과를 중심으로 지난 5월 구성됐다. 특히 샌더스 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경선 경쟁 후보들을 지지했던 진보주의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였다.

우선 TF는 미국이 재생 에너지 사용으로의 전환 등 주요 환경기준을 2035년까지 충족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제시한 2050년보다 더 나아간 내용이다.

100일간의 국외추방 유예와 함께 경제적·인종적 불평등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경제를 점검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도 요구했다.

하지만 전 국민 건강보험인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이나 그린뉴딜 환경계획 같은 일부 부동층 유권자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정책은 안 담겼다.

메디케어 포올 대신 권고안에는 건보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열거돼 있다.

건강보험 분과를 이끄는 민주당의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은 "우리는 여전히 메디케어 포올이 맞는다고 믿으며, 그것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하지만 바이든은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에 이미 관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선 기간 희망자에 대한 공공선택권을 추가한 '오바마 케어'를 강조하면서 메디케어 포올은 비용이 과하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었다.

권고안에는 또 에너지를 생산하는 경합주(州)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압파쇄법(프래킹)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

프래킹은 셰일가스를 분리해내는 공법으로, 토양오염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기후변화 대책인 그린뉴딜도 빠졌다.

샌더스 의원은 성명에서 "바이든과 나, 지지자들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일부에서 강한 견해차를 보이지만, 미 현대사에서 가장 위험한 대통령인 트럼프를 이기기 위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샌더스가) 우리 당을 통합하고 다가올 몇 세대에 걸쳐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주기 위해 함께 하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9일 펜실베이니아에서 경제 공약을 설명한다. 이는 샌더스, 워런 의원과 상의를 거쳐 나온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여기서 바이든은 미국 제조업과 노동정책을 강조하고, 코로나19를 다룰 의약품의 정부 구매를 단계적으로 증가시키는 데에도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선임보좌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조달, 인프라, 연구개발에 대한 최대 규모의 공공투자가 될 것이며, 이는 계획의 일부"라고 말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