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행위 방지 등 안전 감독에도 쓰여

 

▲ 출처: 중국과학원

 

'감시대국'으로 불릴 정도로 사회 전반에 감시기술이 널리 쓰이는 중국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 건설 현장의 '농땡이'를 잡아내는 기술이 등장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자동화연구소는 이러한 기술을 다룬 논문을 최근 중국과학원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려면 우선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개별 노동자에게 얼굴인식 기술 등을 활용해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해야 하며, 이들은 AI 기술이 적용된 폐쇄회로(CC)TV의 감시 대상이 된다.

공사 현장 곳곳에 설치된 CCTV와 연계된 이 AI 기술은 현장에 있는 노동자가 하는 행동을 면밀히 관찰, 이들이 맡은 일을 하는지 아니면 일하는 척하면서 농땡이를 피우는지 식별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현장 노동자가 일하는 척하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담배를 피우면 AI는 이를 통제 요원에게 알려줄 수 있다.

중국 광저우(廣州)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건설 현장에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등 빈둥거리면서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 AI 기술은 인간 감독관의 짐을 덜어주는 데 한몫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AI 기술은 건설 현장의 안전 감독에도 쓰여 노동자가 헬멧을 쓰지 않거나 위험 지역에 들어갈 때, 노동자 간 싸움이 벌어졌을 때 등의 경우에 통제 요원에게 경고를 보낼 수 있다.

중국 국영기업이자 세계 3위 석유 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中國石油·CNPC)는 중국 내 수십 곳의 건설 현장에 이러한 AI 감시기술을 도입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건설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나라이다. 중국이 지난 3년간 건설 현장에서 사용한 시멘트의 총량은 미국이 지난 100년 동안 사용한 시멘트보다 더 많았다고 한다.

미국도 AI를 활용한 감시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사생활 보호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미국의 한 기술기업은 특정 건물 내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지키도록 감시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사생활 보호를 위해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한 고유 식별번호를 각 직원에 부여하지는 않았다.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빠르게 확산하는 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법률적, 도덕적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AI 법'을 제정하고자 서두르고 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