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감사 결과 발표 예정…비리 적발되면 학생들 등록금 반환 요구 거세질 듯
지난달 발표 세종대, 퇴직자에 '황금열쇠'·임원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 지난해 9월 1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감사장에서 분주한 학교 관계자들.

 

교육부가 이달 중으로 연세대와 홍익대를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가 6일 보도했다.

지난해 교육부가 주요 사립대학 종합감사 계획을 밝힌 후 처음으로 결과가 나오는 데다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발표되는 것이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대의 종합감사 결과에서도 학교 법인 임원이 업무추진비 수천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퇴직자에게 '황금 열쇠'를 지급하는 등 각종 비리와 부조리가 드러나 학생들의 원성을 샀다.

◇ 개교 이래 첫 교육부 종합감사…비리 적발되나

6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달 중 연세대, 홍익대의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학생 수 6천명 이상이면서 개교 이래 한 번도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경희대 등 16개 사립대에 대해 2021년까지 우선 종합감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요 사립대임에도 이들 학교가 그간 교육부 종합감사 망을 벗어난 것은 교육부 내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한계 탓이었다.

그러나 툭하면 사학 비리가 불거지고, 종합감사가 아닌 일부 분야 감사에서 부정이 적발되더라도 관계자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사립대와 유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교육부가 칼을 빼 들었다.

연세대와 홍익대는 교육부 종합감사 타깃 1·2호였다.

교육부는 지난해 7월 연세대, 지난해 10월 홍익대에 대한 종합감사에 각각 착수하고 학교법인과 대학의 운영 전반을 들여다봤다.

애초 교육부는 연세대의 경우 지난달 종합감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학 측 이의 신청 처리에 예상보다 시간이 길게 소요돼 결과 발표가 미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와 홍익대의 종합감사 결과는 교육부의 사립대 혁신 의지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종합감사가 진행 중이거나 받을 예정인 다른 사립대에도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연세대, 홍익대의 종합감사 결과가 더 주목되는 이유는 현재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뜨겁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학기 수업이 대부분 원격 수업으로 진행돼 수업의 질이 떨어졌기 때문에 대학으로부터 등록금을 일부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불투명한 대학 재정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도 반영돼 있다.

국공립대보다 등록금은 비싸면서 대학 재정 정보 공개에는 소극적인 사립대에서 대학생들의 불만은 더 거세다.

종합감사 결과 주요 비리가 적발될 경우 대학 재정과 관련한 불신이 더욱 팽배해져 등록금 반환 요구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 세종대 등 사립대 부정·비리 심각…"징계기준 명확하게 하고 정보공개 개선해야"

사립대 부정은 과거 일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세종대 종합감사 결과를 보면 이 대학은 소모품비로 퇴직하는 교직원 9명에게 퇴직 위로금과 별도로 황금열쇠 순금 10돈(구입 금액 250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교비회계에서 소모품비는 복사용지나 사무용품 구입, 간행물 구독료 등으로 쓰게 돼 있는데 퇴직자를 위한 황금열쇠를 사는 데 사용한 것이다.

아울러 성적이 기준에 미달한 학생에게도 성적우수 장학금을 지급했다.

세종대 법인 임원은 업무추진비로 경조사비를 지출하는 등 '눈먼 돈'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어느 때보다 대학 운영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대규모 사립대가 중점 감사 대상이 된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사립대의 부정·비리를 일소할 수 있도록 종합감사 후 징계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립대의 주요 정보 공개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