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장애인 스포츠 전문가로서 첫걸음
30여년간 휠체어 농구 분야서 선구자 역할
장애인 활력 되찾도록 체육센터 확충 꿈꿔

 

“몸이 불편한 장애인일수록 스포츠는 필수입니다. 치료 이상의 신체적 건강이 향상되고 가정과 가족관계도 좋아지죠.”

이석산(59·사진) 고양시재활스포츠센터 센터장은 “장애인들이 운동을 통해 삶의 활력을 찾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방법과 방향을 알려주고 싶다”고 연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1986년 대학교 4학년 때 장애인 체전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장애인 스포츠와의 만남을 시작했다. 탁구공을 줍고 농구 골대를 세우는 일부터 갑작스럽게 휠체어 농구 경기 일정이 꼬여 심판을 보는 등 장애인 스포츠의 현장을 몸소 경험했다.

이후 1987년 1월에 고양시 홀트 체육관에 체육교사로 입사하면서 장애인 스포츠 전문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프랑스 국제 장애인 체육대회 국가대표 육상감독과 1988년 서울 페럴림픽 휠체어 농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하면서 해외 장애인 스포츠를 보며 한국의 열악한 현실을 깨닫고 열정을 쏟기 시작했다.

이 센터장은 “당시 파리에서 전문적인 장비부터 지도까지 활성화된 휠체어 농구 경기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한국도 이런 시스템을 갖추길 바라는 마음에 2000년도에는 자비를 들여 미국농구협회에서 주관하는 PVA 캠프에 참여해 선진 장비와 문화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30여년간 유럽, 미국, 일본, 호주 등 여러 나라의 장애인 스포츠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휠체어 농구 등에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들의 인생이 바뀌는 것을 보며 장애인 스포츠의 필요성과 의미를 더욱 깨닫고 장애인들에게 기회와 방향을 더욱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4년 전 센터를 방문한 20대 여성 척수장애인에게 농구를 권유했었다. 당시 자신 없어 했던 그분이 전국체전과 일본교류전에 참가할 정도로 삶을 활력을 찾고 지금은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었다”며 “가족들도 웃음을 찾고 이런 사례를 보면 뿌듯함과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장애인 스포츠 전문가로 생활하면서 오랜 경험과 지도법 등을 공유하기 위해 지난 5월에는 '이론과 기술을 함께 배우는 휠체어 농구 지도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해당 도서는 용인대와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장애인 스포츠 지도자 양성 교육을 위한 교재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체육센터가 마련돼 문화와 여가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산 센터장은 “현 정부에서 5년 동안 150개의 '반다비 장애인체육센터'를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장애인이 비장애인 체육시설을 이용하기엔 어려움이 많다”며 “이들이 서로 벽을 허물 수 있는 지역 체육센터가 마련돼 장애인 스포츠가 더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양=김재영·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