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정도 모르고” … 조정대상지역도 날벼락은 마찬가지


동구지역 아파트 58% 매매가 하락

투자시장변화 지정 요건 미충족 불구

강도 높은 규제에 날선 비판 이어져

 

정부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후 현재까지 인천 동구 아파트 24개 단지 가운데 14개 단지에서 평균 매매가가 하락했다. 지난 반년 동안 동구 아파트 절반 이상은 집값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지난 17일 정부가 강화·옹진을 제외한 인천 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을 때, 동구 부동산 사정을 아는 좀 사람들 머리 위에 '물음표'가 뜬 이유다.

앞서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인천 연수구, 남동구, 서구에 이어 조정대상지역인 동구도 마찬가지로 지난 12월16일과 6월22일 두 기간으로 나눠 아파트 단지 평균 매매가 변동을 분석했다. 한국감정원에서 운영하는 부동산테크가 공시한 동구 24개 아파트 단지 자료를 기초로 했다.

동구 전체 아파트 단지 중 58.33%인 14개 단지에서 평균 매매가가 하락한 게 확인됐다. 평균 매매 가격이 많이 내려간 곳은 6개월 만에 8.78%나 주저앉았다. 값이 오른 10개 단지도 살펴보면, 6곳은 2%대 이하 상승률이다.

이런 상황에서 맞닥뜨린 조정대상지역 지정 소식에 동구 주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연일 아파트 시세가 하락하는 분위기에 더해 조정대상지역 조건도 충족하지 않는 데도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를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인천동구지회는 지난 24일 인천시청 앞에서 동구와 중구 원도심의 조정대상구역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동구지회는 최근 3개월 동안 주택 상승률이 소비자 물가상승률 1.3배를 초과하지도 않았고 최근 2개월간 아파트 청약률은 5대 1을 넘지도 않는 등 동구 부동산 시장 변화가 조정대상지역 지정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최훈 인천동구지회장은 “동구는 아파트값이 수년째 평당(3.3㎡) 600만~800만원대 수준인 동네다. 모처럼 동구 송림동에서 올라가고 있는 한 아파트는 전용 59㎡형이 2억2000만원 수준이다. 3.3㎡당 900만원도 안 되는 가격이다. 당장 입주가 몇 달 앞인데도 피(분양권에 웃돈)가 세대당 500만원도 안 된다. 즉 요즘과 같은 수도권 부동산 호황 속에서도 동구만 외딴 섬이라는 거다. 실정 모르고 조정대상지역으로 정한 국토부도 지역 이해도가 낮았지만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시나 지자체, 정치권도 원망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