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재 인천소방본부 주임]

전국 첫 프로젝트 … 타지역서 '관심'
6월 초 기준 회원가입 인원 3300명
7390만원 중 2800만원 취약층 지원
어린이 화상환자 치료 등 후원 검토

'(1)하루에 119원씩! (1)하나 된 마음! (9)구조가 필요한 사랑하는 이웃을 위해!'

소방관들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해 인천시민들에게까지 확대된 인천소방본부의 '119원의 기적' 프로젝트 중심에는 서영재 인천소방본부 조직예산팀 주임이 있다.

서 주임은 소방 현장 근무 당시 접했던 화재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고 동료들과 힘이 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하루 119원씩 기부하는 119원의 기적 프로젝트를 생각해냈다.

“많은 사람이 모이면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으로 119원의 기적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전국에서 인천이 최초로 시도한 프로젝트라 다른 지역에서 관심을 갖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달 초 기준 119원의 기적 가입 인원은 3300여명이다. 모금 잔액은 4690만원으로 그동안 모인 금액 7390만원 중 2800만원을 지원에 사용했다. 지원 대상 선정은 현장에서 발견한 어려운 이웃들을 소방관이 직접 추천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선정은 인천소방본부와 기금을 운용하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며 응급실로 실려 오는 위급한 환자들의 사정을 잘 아는 지역 종합병원들과의 협력 체계도 구축돼 있다.

서 주임은 업무 담당자로서 뿌듯했던 기억을 전했다.

“119원의 기적을 소개한 기사를 보고 강원도에 사시는 분이 연락을 해오셨어요. 인천에서 살다가 정년퇴직하고 강원도에서 전원생활 중이신데 기부에 동참하고 싶다고 하셨죠. 인천시민들을 넘어서 전국적으로 가입 분위기가 퍼지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인천소방본부 유튜브 채널에는 119원의 기적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가 있다. 영상에 출연한 소방관들은 화재 피해자들을 직접 봤던 경험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해당 영상이 본부 직원들 사이에 알려지자 크게 공감했다며 동참 의사를 전해 온 이들도 많았다.

“입사 초기 서구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 나간 적이 있는데 화재 현장을 보고 털썩 주저앉으셨던 분의 뒷모습이 지금까지 잊히지 않아요. 아마 동료들도 같은 심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119원의 기적 프로젝트는 지난해 인천시청 공무원들이 선정한 우수시책 2등에 뽑히기도 했다. 가입자가 좀 더 늘어나면 어린이 화상환자 치료와 화재취약 복지시설 등에 대한 정기 후원도 검토할 계획이다.

“사실 올해 가입자 3만명이 목표였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달성이 어려울 것 같아요. 월 3570원, 커피 한 잔 값으로 절망에 빠진 이웃을 살릴 수 있으니 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