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경서동에 수도권 전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한데 모아 묻기 시작한지 29년이 흘렀다. 그 세월 동안 인천 서구 주민들은 왜 그래야만 하는지도 모르는 채 온갖 환경피해에 시달려왔다. 대기오염은 물론 악취와 대규모 쓰레기 수송에 따른 소음 등이 일상화됐다. 이 비정상적이고 일방적인 피해를 종식시키기 위해 2025년까지 수도권매립지를 종료시킨다는 4자합의가 나온지도 5년이 지났다. 5년도 채 안남았지만 정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남의 일처럼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가 있는 인천 서구지역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매립지 2025년 종료'를 촉구하고 나섰다고 한다.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지만 흔들리지 않는 대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이재현 서구청장과 김교흥, 신동근 의원 및 지역 지방의원 등은 지난 29일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및 서구 환경 현안에 대한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4자 협의체 재협의를 통해 대체매립지가 반드시 조성돼야 한다”며 “현재 사용 중인 3-1매립장을 끝으로 매립 종료를 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서구에 세계 최대 규모의 쓰레기매립지가 있어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폐기물들이 유입된다”며 “쓰레기 수송도로 및 매립지 인근 폐기물 처리업체 밀집 등 각종 환경유해시설이 집중돼 있어 서구민들은 지난 29년 동안 심각한 환경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 등이 대체매립지 조성에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제3매립장 잔여부지 또는 제4매립장으로 사용을 연장하려는 속셈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대체매립지 확보에 있어서는 ▲'발생지 처리'의 원칙과 ▲감량•재활용 중심의 선진화된 폐기물 처리 원칙을 함께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기물의 '발생지 처리' 원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내 집에서 나온 쓰레기를 어떻게 이웃 집에 떠넘길 수가 있는가. 서울, 경기 2200만 주민들이 배출한 쓰레기들을 왜 인천이 감당해야 하는가. 서구 뿐 아니라 인천지역 전체 정치권이 제대로 나서야 할 과제다. 발생지 처리 원칙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2025년 사용 종료라는 목표가 한치도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