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1500명 설문조사

 

국민 87.7%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나라 감염병 대응 능력이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4월30일 전국 17개 광역시·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국민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 76.3%는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5년 정부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에 대한 긍정적 평가인 29.0%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응답자 83.2%는 '메르스 이후 우리나라 방역 정책과 대응이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이 발생했을 시 '의료진과 의료기술을 신뢰한다'는 대답은 90.7%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뒤이어 '정부의 대응역량을 지지한다'는 69.3%,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62.1%로 나타났다.

이 밖에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어떠한 상황이 예상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응답자 49.4%가 '독감 수준의 고열 증상을 경험하고 완치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무증상 또는 감기 정도의 가벼운 증상을 경험하고 완치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는 41.3%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경기연구원은 응답자 다수가 '코로나19가 치명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응답자 52.9%는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종교집회 등 대규모 모임 및 단체활동'을 꼽기도 했다. '지속적 해외유입(16.3%)', '자가격리 이탈 및 역학조사 허위진술 등 개인 일탈 행동(14.7%)'도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우리나라 방역체계가 진일보한 점은 분명하지만, 향후 신종감염병 출현에 대비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신개념 방역체계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그 일환으로 '감염차단 도시(Unfecion City)'를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감염차단 도시는 감염병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만든 도시를 말한다. 가령 도시 설계부터 모든 재료와 자재 등에 감염차단 소재를 적용하고, 건축물의 경우 사람이 건물에 들어설 때 자동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해 소독까지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엔 건물과 거리 등에서 로봇과 드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감염 의심자와 확진자를 발견하고 방역 당국으로 전송하는 '스마트 역학조사 시스템'도 포함돼 있다.

이 연구위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의 실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방역정책과 확진자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노동 집약적인 역학조사 방법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기존의 방역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도시 전체가 방역 기능을 할 수 있는 신개념 스마트 감염병 감시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